이루도…투애니원도…봄 발라드에 빠졌다, 왜?

입력 2011-06-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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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를 비롯해 발라드 가수들이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감성 적시는 감미로운 발라드
가을에만 부르라는 법 있나

‘나가수’ 신드롬에 ‘듣는 음악’ 인기
백지영 알렉스 등 대중성 음악성 앞세워
음악차트 상위권 점령


‘봄바람 난 발라드?’

댄스 음악이 제철인 여름이 다가오지만 가요시장은 지금 발라드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사랑의 슬픈 정서를 주로 노래에 담는 발라드는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장르로 여겨져 왔다. 따라서 발라드 가수는 가을에 음반을 내는 게 정석이었다. 하지만 지금 음악차트에서는 ‘아이돌 댄스음악’은 거의 사라지고 정통 발라드가 득세하면서 ‘발라드=가을’이란 가요계 관행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 대중성·음악성 갖춘 발라더 잇단 컴백

대중성과 음악성을 갖춘 발라드 가수가 골고루 컴백하면서 발라드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봄 발라드’를 가장 먼저 주도한 가수는 이루다. 이루는 봄기운이 한창이던 4월27일 미니앨범 ‘필 브랜드 뉴’를 발표했다. “완전히 새로운 음악을 위해 모든 것을 바꿨다”는 이루는 타이틀곡 ‘유치하고 촌스럽게’로 컬러링과 벨소리 등 모바일 음원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트렌디한 댄스음악으로 인기를 끌어온 여성그룹 투애니원도 발라드 열풍에 불을 지폈다. 투애니원은 6월 정규앨범 발표에 앞서 단출한 현악기 편곡의 발라드 곡 ‘론리’를 5월12일 먼저 발표하고 음악차트를 평정했다.

백지영은 5월19일 8집 ‘피타’를 발표하고 애절한 발라드 ‘보통’으로 활동중이고, 같은 달 24일 2집 ‘저스트 라이크 미’를 발표한 알렉스는 웅장한 느낌의 ‘미쳐보려 해도’와 김동률 작곡의 ‘같은 꿈’ 두 곡으로 주목받고 있다.

록밴드 마이앤트메리 출신의 정순용은 5월25일 10년 만에 ‘토마스쿡’ 2집 ‘저니’를 발표하고 은은한 감성의 ‘아무것도 아닌 나’로 음악팬들에게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성시경은 6월 초 7집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발라드의 계절파괴는 여름에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긴 공백에 잊혀지는 것을 우려해 정규앨범 이전에 싱글을 ‘던져보는’ 의미가 아니라 대부분 정규앨범으로 정면승부를 건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 음원차트는 ‘나가수’의 발라드 잔치

이들 발라드 가수들의 컴백에 앞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소개된 발라드 곡들이 이미 음악차트를 점령해버렸다.

5월 31일 현재 멜론 도시락 싸이월드 엠넷닷컴 벅스 소리바다 등 6개의 음원차트는 대부분 ‘나가수’에서 소개된 노래들이 10위권에 올라 있다. 옥주현의 ‘천일동안’이 1위를 싹쓸이한 가운데, 김연우의 ‘나와 같다면’, 김범수의 ‘늪’과 ‘네버엔딩스토리’, 박정현의 ‘그대 내품에’ 등이 10위권에 올랐다. 백지영의 ‘보통’, 투애니원의 ‘론리’, 아이유 ‘내 손을 잡아’ 등이 10위권에 진입한 발라드 신곡들이다.

이들 사이트에서 10위권에 든 비(非)발라드 곡은 비스트의 ‘픽션’, 씨스타19의 ‘마 보이’ 정도다.

이 같은 발라드의 계절파괴는 ‘나가수’를 통해 ‘듣는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졌고, ‘좋은 노래는 계절에 상관없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수와 제작자들도 ‘계절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백지영은 “과거와 달리 요즘은 계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노래만 좋다면 계절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만약 직접 제작을 하더라도 계절은 크게 고려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시경 소속사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김병선 대표도 “‘나가수’를 통해 이미 발라드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여름이라고 발라드 신곡을 못 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진아기획
김원겸 기자 (트위터 @ziodadi)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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