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JYP의 곡이라도 상관없다, 이 노래만 부를 수 있다면…”

입력 2012-02-0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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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세븐은 가요계에서 경쟁 관계인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과 손 잡은 것을 “한국 음악계의 무언가를 깬, 분명 새로운 시도다”라고 평가했다.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 YG소속 세븐, JYP와 손잡고 새 미니앨범 발표한 사연

‘내가 노래를…’ 듣고 “아! 이건 내노래”
박진영 아껴뒀던 곡, 이제야 주인 찾아
적과의 동침?…기획사 교류의 장 기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보였다.

여전한 미소나 낮은 콧노래가 아니더라도 밝은 표정 자체가 그 좋은 기분을 말해주고 있었다. 새 미니 앨범을 발표한 1일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세븐은 “지금까지 냈던 그 어떤 앨범보다도 만족도가 높다”며 웃었다.

알려진 대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업계 라이벌이자 자신의 소속사인 YG와 함께 ‘가요계 빅3’를 이루는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이 작사·작곡한 발라드다. ‘적과의 동침’이라는 색다른 경험이 기분 좋았던 것일까.

“한국 음악계의 무언가를 깬, 분명 새로운 시도다. 이런 일이 자주 있으면 기획사간에 뭔가 발전이 있지 않을까. 이번 작업으로 JYP의 좋은 점을 배웠고, JYP도 나와의 작업으로 뭔가 얻는 게 있을 것이다. 이번을 계기로 많은 기획사들이 교류했으면 좋겠다.”

● “박진영에게 곡 달란 건 바로 나”

사실 박진영에게 앨범에 담을 곡을 달라고 한 것도 세븐 본인이었다. 평소 ‘같이 한번 해보자’던 인사치레로 오가던 말을 작년 12월 SBS ‘K팝 스타’ 녹화현장에 놀러갔다가 실행으로 옮겼다. 세븐은 박진영의 작업실에서 여러 곡을 듣다 ‘내가 노래를 못해도’를 듣는 순간 ‘감’이 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곡이 원래 손호영에게 갔던 곡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박진영이 2년 전에 썼던 곡이고, 손호영에 한 번 갔다가, 어떤 사정으로 앨범에 실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박진영은 이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자기가 부르려고 아껴뒀다고 하더라. 그런데 제 주인을 이제 만난 것이다.”

세븐은 무엇보다 가사를 높게 평가했다. ‘내가 모든 걸 잃어도/내 인기가 떨어져도/나라는 이유만으로 날 계속 사랑해줄 수 있니’라는 노랫말이 이 노래의 주제다.

“현역 가수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다 공감할 것이다. 항상 오를 수만은 없다. 언젠가 내려올 날이 있을 것이다. 나도 이 노래 부르기 전까지 이런 생각해본 적 없었다. 이 노래 부르면서 내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 “발라드로 컴백했지만 난 댄스가수”

세븐은 박진영의 노래를 녹음하면서 YG와 JYP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일에 신경을 쏟았다고 한다. 박진영의 노래이기 때문에 박진영의 색깔대로 불러야 했지만, 자신이 JYP 가수와 비슷해지면 안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박진영은 노래를 잘 부르려 말고, 감정에 충실하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가사에만 집중했다. 녹음하고 이 노래를 1000번은 들은 것 같다. 내가 나 같지 않았고, 무척 새로웠다. 내 노랠 이렇게 많이 들어본 적은 없었다.”

2003년 데뷔한 세븐은 올해로 10년차 가수가 됐다. 이번 ‘박진영표 발라드’를 계기로 새로운 이미지의 출발을 알릴 수 있겠지만 그는 “난 여전히 댄스가수”라고 했다.

“나는 춤과 노래 둘 다 좋아한다. 춤을 안보여 주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한다. 박진영을 보며 새삼 느꼈다. 훗날 지금의 박진영보다 더 나이가 들어서도 춤추고 노래할 때 ‘역시 세븐이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큰 영광일 것 같다.”

1월 일본에서 4년 만에 싱글을 낸 세븐은 당분간 한국과 일본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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