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년 안방점령…이렇게 깊은 뜻이?

입력 2012-06-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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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연기자들이 드라마의 다양성을 이끌며 경험과 기량, 내공을 보란 듯 과시하고 있다. ‘추적자’의 손현주, ‘신사의 품격’의 장동건,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김남주·유준상, ‘각시탈’의 신현준.(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KBS·MBC·SBS

■ 김상중 손현주 장동건 이범수 유준상 신현준…드라마 40대 주연 전성시대, 왜?

경험 내공 앞세워 묵은지 연기 보여줘
20-30대 스타 이름값보다 깊은 맛 나


“김치의 제 맛은 숙성된 묵은지다.”

배우 김상중(47)이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의 주인공으로 임하는 각오를 김치에 빗대 표현한 말이다. ‘묵은지’처럼 경험과 내공을 쌓은 숙성된 40대들이 안방극장을 점령하며 연기의 제 맛을 보여주고 있다.

‘추격자’는 이례적으로 손현주(47)와 김상중 등 40대 중견배우들로 라인업을 완성했다. 아이돌 가수 출신이나 20대 청춘스타는 없지만 ‘추적자’는 주연 배우들의 연기와 대본, 연출력만으로 ‘명품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동시에 “드라마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김상중) “‘추적자’를 통해 40대가 주인공을 맡으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손현주의 말은 청춘 드라마 일색인 방송가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30대 연기자를 내세워 또래 시청자를 겨냥하는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인 요즘 톱스타 장동건은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40대 남성들의 사랑을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어느새 40대(41)에 접어든 장동건은 그동안의 ‘완벽남’ 이미지를 벗고 까칠하면서도 ‘허당’의 이미지를 지닌 캐릭터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신사의 품격’과 시청률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MBC ‘닥터진’의 중심에는 이범수(42)가 있다. 이범수는 한국판 ‘닥터진’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흥선대원군 이하응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첫 사극 도전에도 코믹함과 카리스마를 넘나드는 내공 연기로 ‘닥터진’의 히든카드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40%대 시청률을 넘보고 있는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도 40대인 김남주(41)와 유준상(43) 콤비가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극중 부부인 두 사람은 결혼과 고부 갈등, 임신, 출산 등 현실 속 부부의 생활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국민부부’로 사랑받고 있다.

신현준(44)은 SBS ‘바보엄마’에 이어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에서도 인상 깊은 바보 연기로 배우로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30대를 대표하는 톱스타 김선아와 소지섭을 앞세운 MBC ‘아이두 아이두’와 SBS ‘유령’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특히 ‘각시탈’에서 바보와 영웅 각시탈을 오가는 반전 연기는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한 외주 제작사 관계자는 “40대 배우들이 최근 안방극장의 대세로 떠오른 것은 그들이 가진 경험과 내공 덕분이다. 20∼30대 배우들은 스타성을 앞세우지만 40대의 깊이를 따라올 수 없다. 드라마의 발전을 위해서는 40대는 물론 50, 60대 등 다양한 연령층의 배우들이 주인공이 되는 작품이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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