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스토리온
미용 프로그램에서 전문가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메이크업 해주는 시대는 지났다. 화장으로 얼굴을 꾸며주는 것이 아닌 ‘진짜 얼굴’을 고쳐주고 있다. ‘메이크 업’에서 이제는 ‘메이크 오버’(무엇인가를 변화 시킨다는 의미)로 진화한 것이다.
케이블채널 스토리온 ‘렛미인’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한때 성형수술을 조장한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이를 감동으로 감싸 안았다.
‘렛미인’은 자신의 외모 때문에 일반 사람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자 2011년 출발했다. 남들보다 ‘예쁘지 않아서’가 아닌 남들과 ‘다른’ 외모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지막 희망과도 같다.
6월6일 시즌3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진은 전문가들과 지난해 겨울부터 의뢰인들을 심사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의뢰인들은 두 분류로 나뉜다. 상담 내내 자신의 얼굴을 비관적으로 얘기하는 사람과 스스로는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않지만 ‘다른 눈’으로 쳐다보는 주위 시선에 고통이라는 사람이다. 제작진이 선택하는 사람은 당연히 후자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구구절절한 사연이지만 들어보면 결국 예쁜 얼굴을 갖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성형을 해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들이 평범한 삶을 찾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의뢰인들 중에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집에서 숨어 지내고, 학교도 중퇴하고, 취직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제작진은 얼굴을 고쳐주고 손을 떼지 않는다. 이들의 ‘사후관리’도 철저히 한다. 6월20일 방송에서 ‘털 많은 여자’로 출연한 의뢰인에게 50대까지 호르몬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승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의뢰인을 위해 서울에 있는 학원을 등록해줄 정도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 이들이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해주고 있다.
연출자 박현우 PD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취직했다, 결혼한다,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으면 너무 기쁘다. 성형을 부추긴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어그러져있던 한 사람의 인생을 바로 세워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진행을 맡고 있는 배우 황신혜의 역할도 크다. 누구보다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큰 그는 제작진을 통해 “친구들의 달라진 얼굴과 표정, 행동 등 당당해진 모습을 보면 내 일처럼 정말로 기쁘다. 딸 또래가 나오면 딸 생각이 많이 나 눈물이 나기도 한다”며 “친구들의 바뀐 모습을 볼 수 있는 스튜디오 녹화 때는 기대에 부풀어 촬영장에 간다”고 전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