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앵글’ , 오글거림은 왜 시청자의 몫입니까

입력 2014-05-06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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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극본 최완규, 연출 유철용)이 삼형제의 내레이션으로 자신들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각인 시켰다.

지난 5일 밤 방송된 '트라이앵글' 1회에는 장동수(이범수), 허영달(김재중), 윤영하(임시완) 등 극의 주축을 이룰 삼형제의 캐릭터가 설명됐다.

이날 먼저 포문을 연 캐릭터는 허영달이었다. 강원도 사북 카지노 특구를 기반으로 협박과 공갈 등 온갖 양아치짓을 하고 다니는 그의 캐릭터는 '사북에서 나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내레이션으로 표현됐다.

또한, 영달을 연기한 김재중은 이날 극중에서만 총 세 번의 상의탈의를 하며 '트라이앵글' 삼형제 중 최고 문제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그의 연기는 그동안 전작에서 보여준 꽃미남 이미지에 국한된 김재중의 새로운 매력을 어필했다.

하지만 이윤미의 사투리 연기만큼이나 어색했던 허세와 양아치 기운으로 가득했던 그의 내레이션은 굳이 없었어도 되지 않았을까.

영달의 뒤를 이어 등장한 것은 큰 형인 장동수였다. 그는 광역 수사대 반장으로 겉으로는 성공한 건설업자인 것으로 위장했지만, 뒤에서는 거대한 범죄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고복태를 체포하는데 집착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특히, 분노조절장애 또는 간헐적 폭발성 장애로 불리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묘사된 장동수는 포악한 성격과 사람 많은 곳에서도 위협사격을 할 수 있는 무모함을 지닌 과격한 형사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각인 시켰다.

장동수의 이런 성격은 '버럭범수'로 이미 호통연기에서 이름을 날린 이범수를 통해 생생하게 묘사됐다. 그는 단순히 소리를 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면에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울분을 가득 담은 눈빛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했다.


마지막으로 임시완이 연기한 윤영하는 짧은 등장에도 귀공자스러운 외모로 재벌가의 아들다은 기품을 보여줬다. 또한, 황신혜(오연수)와 나눈 짧은 대화에서 오로지 눈빛만으로 감정의 동요를 표현해 내 '연기돌'의 명성이 거품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처럼 '트라이앵글'의 주축을 이룰 삼형제는 1시간 내내 자신들이 이런 사람임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이런 전개는 극에서 큰 사건이 전혀 벌어지지 않았음에도 충분한 흡입력을 지니며 시청자들을 끌어 당겼다.

하지만 초반에 시청자들에게 직접 자신을 설명하는 내레이션과 극의 무대가 된 주요 배경 등은 마치 드라마가 아니라 드라마타이즈의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 했던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뿐만 아니라 다소 가벼운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을 주지하더라도 삼형제의 어깨에 지나치게 많은 힘이 들어간 점도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했다. 웃긴 이야기가 아니니 웃겨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배우들의 눈이 느슨해지고 어깨에 힘이 빠져야 보는 시청자도 편하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 그리고 이 삼형제와 대척점을 이루는 인물이나 출생의 비밀들도 뒤에나 나올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자기소개에서부터 이렇게 힘을 주면 보는 시청자도 피곤하고, 배우들의 피로도도 높아지지 않을까.

사진|MBC TV 방송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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