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창욱 “‘기황후’ 종영 후 변화? 이제 동해 소리는 안 들어”

입력 2014-05-17 0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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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글로리어스 엔터테인먼트

“‘기황후’ 끝나니 아주머니들 동해에서 황제로 불러줘”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처럼 아이러니한 작품도 참 찾아보기 힘들다. 사극의 탈을 쓰고도 역사를 다루지 않았던 점이나 시청자들의 미움을 그토록 사고도 시청률 1위를 고수했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치럼 바람 잘 날 없었던 '기황후'에서도 뚝심있게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친 배우가 있다. 바로 타환 역의 지창욱이다.

"처음에 타환 역은 제가 맡을 배역이 아니었어요. 다른 분에게 갔다가 저에게 제안이 들어온거죠. 그 때는 오로지 타환이라는 캐릭터만 보고 작품을 골랐어요. 시작할 때 역사왜곡 문제 때문에 논란도 많아서 드라마가 끝난 지금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봐주셨다는 것에 감사해요."

지창욱이 언급한 대로 '기황후' 속 타환의 역할은 뒤늦게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캐릭터에 골몰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주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창욱은 '기황후' 최대의 수확이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황제 타환의 복잡한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이해시켰다.

"타환은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대본도 많이 보고, 타환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했어요. 제가 볼 때 타환은 애정결핍이고 사랑이 뭔지 잘 알지 못해요.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타환을 만들었죠."

사진제공│글로리어스 엔터테인먼트


이후 지창욱은 타환을 통해 한 여자로 인해 점차 성장하는 청년의 모습과 그 여자에 대한 사랑 때문에 점차 미쳐가고 주위 사람들을 잃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이처럼 지창욱이 '기황후' 이후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전국환을 비롯해 이원종, 조재윤 등 쟁쟁한 조연들과 상대역이 액션과 연기가 모두 된다는 여배우 하지원이라는 점을 보면 지창욱이 이런 드라마에서 살아남은 건 어떻게 보면 기적이다.

"오히려 저는 신인 때부터 좋은 선배 연기자들하고 함께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웃어라 동해야'나 '무사 백동수' 때도 쟁쟁한 선배들이 어떻게 대본이 집중을 하는지,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로 많은 공부가 됐었죠."

지창욱은 타환의 연기가 힘들어 풀어지고 싶을 때마다 과거에 들었던 손현주의 말을 기억했다고 전했다. "'배역에 사명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내라'는 말이었다. 그런 말을 들은 후에는 어떤 역도 대충 할 수가 없었다"고 말해 나이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의 원인을 짐작하게 했다.

"'기황후'가 시청률이 잘 나왔다고 해서, 저의 인생이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이제 밖에서 동해가 아닌 황제라고 불러주시는 정도일까요. 사실 드라마 한 번에 돈도 많이 벌고 인생이 바뀐 스타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냥 저는 지금처럼 들어온 작품 열심히 하면서 가끔씩 느껴지는 연기의 재미로 만족할래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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