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KBS 연예대상] ‘개콘’의 방심을 놓치지 않은 미취학 아동의 역습
'12월은 한 해를 정리하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달이다. 또한 방송가에서는 연말 시상식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프로그램 혹은 연기자를 포상하는 논공행상(論功行賞)의 시기이기도 하다.
누구에게 상을 줄지는 전문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의 반응에 달려있으니 함부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추측은 가능하다. 이에 올 한해 예능과 드라마 부문을 결산하고 누가 대상의 영예를 안을지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보기로 한다.
2014년 한 해 KBS 예능을 책임진 프로그램은 단연 KBS2 '해피 선데이'였다. 이 프로그램은 KBS 예능국에서 높은 상징성을 지닌 '1박 2일'을 훌륭하게 부활시켜 시즌2의 부진을 완벽히 씻어냈다.
이런 공로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예대상이 '1박 2일'에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는 매우 드물다. 왜냐하면 '1박 2일' 멤버들의 자식뻘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아이들이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먼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뒤늦게 합류한 송일국의 삼둥이(대한, 민국, 만세)는 깜찍한 언행과 애교 넘치는 모습으로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추사랑의 마음을 뺏을 정도의 강력한 매력을 자랑했다.
여기에 걸음마와 옹알이를 시작한 이휘재의 아들인 서언-서준 쌍둥이도 가세하면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르는 것이 당연한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1박 2일 시즌3'는 이제는 안심하고 봐도 되는 예능이 됐다. 김주혁, 차태현,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 김준호 등으로 이뤄진 멤버의 호흡은 절정에 달했고 일반 시민들과 함께 하는 에피소드로도 충분한 시청률을 뽑아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KBS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또다른 상징인 '개그 콘서트'가 과거와는 달리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 '개콘'은 올해 '끝사랑'이나 '힙합의 신'과 같은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유행어 제조나 화제성 면에서 크게 떨어진 모양새다.
특히 '개콘'이 방송될 때 코너의 주역이 되는 연기자보다 홍예슬, 김나희, 안소미 등과 같은 미모의 개그우먼들만 주목을 받는 상황도 이 프로그램의 현재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올해 KBS 연예대상은 '해피 선데이'를 떠받치는 두 코너 중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미취학 아동들과 성인 예능인들의 대결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KBS는 역대 최연소 연예대상 수상자를 배출할 것인가. 아니면 논란을 감수하고 다른 예능인에게 트로피를 건넬 것인가. 연말을 맞은 KBS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