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조영규부터 길태미까지…막강 존재감 명배우 열전

입력 2016-03-12 09:0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육룡이 나르샤’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떠나간 이들을 추억해보자.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신경수)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50부작 대장정 중 단 4회만을 남겨둔 상황. 조선 건국이라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여섯 용들 앞에 이제는 ‘피의 전쟁’만이 기다리고 있다. 피의 전쟁을 앞두고 잔혹하리만큼 많은 사람들이 피 흘리며 떠나갔다.

지난 7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45회에서 이방원의 호위무사 조영규(민성욱 분)가 척사광(한예리 분)에 의해 죽었다. 이방원을 위해 마련해둔 무기 창고가 들통날까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문 닫아. 들켜”라고 외치는 조영규의 모습은 화면을 집어삼킬 만큼 처절했다. 이쯤에서 화려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육룡이 나르샤’에서 연기처럼 사라진 인물들을 되짚어보자.


◆이보다 강렬할 수 없다. 여전히 기억나는, 화장하는 무사 길태미

길태미(박혁권 분)는 ‘육룡이 나르샤’ 초반 강력한 신드롬을 일으켰다. 길게 뺀 눈꼬리와 화려한 색감의 메이크업, 다소 경망스러운 행동과 말투 등이 악역이지만 밉지 않은 악역으로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삼한제일검’답게 칼을 빼들면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특히 길태미는 최후까지도 강렬했다. 백성들에게 돌을 맞으면서도 “강자가 약자를 짓밟지, 약자가 강자를 짓밟느냐”고 외치는 장면은 ‘육룡이 나르샤’에 결코 없어선 안될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욕망에 취해, 목숨까지 잃은 사대부 홍인방

홍인방(전노민 분)은 어린 시절 이방원을 지독하게 괴롭힌 인물이다. 이후 길태미와 손을 잡고 고려 정권을 장악, 이성계(천호진 분) 파를 향해 강력한 위협의 칼을 들이밀었다. 그러나 그 역시 처음에는 큰 꿈과 절개를 지닌 사대부였다. 고문 때문에 대의를 버리고, 권력과 욕망에 취해 결국 목숨까지 잃은 홍인방. 그는 이방원 마음 속의 벌레를 누구보다 먼저 꿰뚫어 본 인물이기도 하다.


◆단심가와 하여가, 피의 선죽교. 꺾이지 않는 절개 정몽주


정몽주(김의성 분)는 고려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 이성계 파와 대립했다. 그러던 중 이성계가 낙마한 틈을 타 정도전(김명민 분)을 비롯한 이성계 파를 모두 몰아내, 죽이고자 했다.

이때 칼을 빼든 인물이 이방원이다. 이방원은 이성계의 병문안을 온 정몽주를 고이 돌려보내지 않았다. 조영규의 철퇴에 맞아 처참히 죽어간 정몽주. 피의 선죽교는 조선 건국의 불씨를 당기며 ‘육룡이 나르샤’의 큰 전환점을 만들었다. 특히 죽음을 앞에 두고 이방원과 주고 받은 ‘하여가’와 ‘단심가’는 시청자의 숨통을 틀어쥐며 역대급 명장면으로 남았다.


◆끝까지, 죽는 순간까지 이방원의 편. 의리의 무사 조영규

극 중 조영규(민성욱 분)는 어린 시절부터 이방원의 곁을 지켜 온 호위무사이다. 이방원에게 있어 친형제보다 더 형 같은 존재이다. 이방원이 정몽주를 격살할 때도, 직접 철퇴를 든 인물이 조영규였다. 이방원이 명나라로 쫓겨난 사이, 이방원을 위해 반촌에 몰래 무기를 숨겨둔 것도 조영규다. 조영규는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이방원의 편이었다. 무휼(윤균상 분) 품에 안겨 무기고를 숨기기 위해 “들켜. 문 닫아”라고 외치는 장면은 안방극장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육룡이 나르샤’에는 완벽 그 이상의 연기로,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시청자 뇌리에 각인된 인물들이 여럿 있다. 이들 덕분에 46회까지 한 회도 버릴 수 없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탄생한 것이다

한편,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조영규의 죽음을 계기로 이방원이 일으킬 피의 전쟁은 14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육룡이 나르샤’ 47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ㅣSBS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