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감독들도 뭉쳤다… “부산영화제, 품에 안아 달라” 호소

입력 2016-03-24 14: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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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참가감독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부산국제영화제지지 의사를 밝혔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지지 기자회견에는 김동원 감독을 비롯해 홍석재 감독, 이수진 감독 등이 참석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동원 감독은 “부산영화제는 독립 영화하는 사람들과 뗄 수 없는 관계다. 임권택 감독 말씀처럼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전 세계에서 지명도 있는 영화제가 휘청인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영화제를 정상화 시켜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송희일 감독은 “이번 건은 경제적으로도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영화인들이 키운 영화제가 개인의 힘의 논리로 인해 망가지는 것이 너무 힘들다.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은 박석영 감독은 “한 아이가 친구가 죽은 게 슬펐고, 그래서 그 아이의 얼굴을 그려서 선생님께 가져가서 보여줬다. 선생님은 그 아이의 마음이 그저 좋아서 벽에 걸었는데 이사장이 내려와서 그림을 불태우고 아이를 퇴학시키고 선생을 잘랐다”고 현 상황을 비유했다.

그러면서 “2016년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표현의 자유와 싸워야한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고 믿기지 않는다. 영화는 작은 사랑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그 사랑을 부산에서 받았다. 제발 부산영화제를 지켜주시고 다시 한 번 품에 안아 달라”고 호소했다.

‘소셜포비아’로 큰 사랑을 받은 홍석재 감독은 “중학교 때 제1회부산국제영화제에 갔었다. 그 때는 영화를 할 것이라고 생각 안했었는데 굉장히 두근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기억으로 동료들과 함께 찍은 영화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을 때 너무 설렜다”며 “걱정이 되는 것은 지금 영화를 만들고 계신 분들, 새롭게 영화에 도전하고 있는 분들, 또 새로운 영화를 만나고 싶은 관객 분들이 소중한 공간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잘 마무리 되서 영화제가 더 건강하고 멋있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정범 감독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감독들이 창작에 에너지를 쏟고 좀 더 관객과 만나려고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안타깝다. 부산영화제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저희도 노력하고 싶다”고 했고, 이승원 감독은 “예술은 권력이 짓밟을수록 강해지고 더 공격적으로 변한다. 더 훌륭하고 엄청난 작품들이 이 시대에 만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절망적일 때 우리는 희망을 보고 여기 계신 감독님들이 정진해야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조광수 감독은 “앞서 부천영화제도 그렇고 문제가 있었던 적은 있지만 이렇게까지 영화제 자체가 뒤흔들린 적은 없었다”며 “여기 모인 감독들은 보다 나은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부산영화제 집행위원회와 함께 부산영화제를 지켜내겠다”고 마무리 지었다.

한편 ‘만추’ 김태용 감독을 비롯해 ‘마이 라띠마’ 유지태, ‘족구왕’ 우문기, ‘한공주’ 이수진, ‘경주’ 장률, ‘똥파리’ 양익준 감독 등을 포함한 부산국제영화제 참가감독 148인은 “부산시에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되어야 한다”며 “어떠한 부당한 간섭과 압력에도 굴복할 수 없으며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켜낼 것”이라는 뜻에 동참했다.

동아닷컴 김미혜 기자 roseli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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