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는 지난 10일 저녁(현지시각), 이탈리아 살라 그란데(Sala Grande)에서 열린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 날 함께 수상작 심사에 참여한 6인의 동료 심사위원들과 함께 레드카펫을 밞은 문소리는 전 세계의 영화인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도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에티튜드로 수많은 취재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크림색의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심사위원 문소리의 단아한 자태는 마지막까지 베니스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올해 한국배우로는 최초로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문소리는 지난 8월 3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 10일까지, 총 11일간 오리종티 경쟁부문(Orizzonti competition)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오리종티 경쟁부문은 전 세계 혁신적인 경향의 작품들이 소개되는 섹션으로, 문소리는 영화제 기간 동안 이 부문에 출품된 32편의 영화를 관람했다. 문소리는 빠듯한 일정에도 각 영화 정보를 미리 파악한 후 스크리닝에 임하는 등 열정적인 자세로 '모범 심사위원'의 면모를 과시, 현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심사위원 문소리에 대해 알베르토 바르베라(Alberto Barbera) 집행위원장은 “바쁜 일정을 프로답게 소화해낸 문소리를 높이 평가한다. 그녀의 에너지와 영화에 대한 열정적인 태도에 감명받았다”고 평했으며 올해 오리종티 심사위원장을 맡은 로베르 게디기앙(Robert Guediguian) 감독 역시 “매 작품 날카로운 시각으로 심사하는 문소리의 태도에 크게 놀랐다”며 열정적으로 심사에 임한 그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2년 영화 <오아시스>로 그 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베니스와 처음 인연을 맺었던 문소리는 1년 후인 2003년 <바람난 가족>, 2014년 <자유의 언덕>에 이어 올해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며 4번째로 베니스를 방문했다. 한국배우 최초 심사위원으로 화제를 모은 문소리는 2002년 신인배우로 베니스에 참석한 이후 14년만에 영화제의 얼굴인 심사위원으로 다시 베니스를 찾으며 명실공히 ‘베니스가 사랑하는 배우’임을 입증, 더욱 뜨거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더욱이 문소리는 지난 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여성 영화평론가 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제3회 스타라이트 시네마 어워즈(Starlight Cinema Awards)에서 수상하는 영예까지 안았다. 이는 세계 영화계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시상식으로, 할리우드 배우 ‘알 파치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 세계에 다시 한번 한국 영화계의 위상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문소리는 '한국영화의 밤' 행사와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밀정>의 레드카펫, 2002년 <오아시스>로 수상했던 신인여우상(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 컨퍼런스에 수상자 자격으로 참석하는 등 영화제 기간 동안 심사위원으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며 한국영화를 알리는 역할을 소화했다.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11일간의 대장정을 마친 문소리는 “참신한 신예 감독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성심 성의껏 작품들을 보려고 노력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앞으로 한국영화의 발전에 대해 전 세계 영화인들과 함께 고민하고 교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올해 한국배우 최초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며 한국영화계의 위상을 높인 배우 문소리. 최초 신인여우상 수상, 최초 심사위원 선정 등 늘 '최초의 행보'로 우리를 놀라게 만드는 그가 다음에는 또 자신의 이름 앞에 어떠한 수식어를 붙이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