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45주 연속 선정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끈 원자 소설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가 특히 전세계 영화팬들의 주목받는 이유는 원작 소설의 탄탄한 스토리뿐 아니라 바로 판타지의 강자 팀 버튼이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
팀 버튼은 그동안 ‘배트맨’ 시리즈와 ‘슬리피 할로우’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한 작품을 통해 탁월한 연출력을 뽐내왔다. 그가 원작 소설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녹여 판타지 미스터리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완성하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있었을까.
팀 버튼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CGV 여의도에서 열린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화상 컨퍼런스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런던 현지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팀 버튼과 함께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서 극 중 페레그린을 연기한 에바 그린이 참석했다. 이하 팀 버튼 감독, 에바 그린과 함께한 컨퍼런스 일문일답.
Q. 한국 관객에게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 어떤 영화로 소개됐으면 하나.
A. 팀 버튼: 잘 모르겠다. 영화를 만들 때 누구든 볼 수 있게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히 섞어서 내가 하고 싶은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즐겨줬으면 좋겠다.
A. 에바 그린: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굉장히 팀 버튼스러운 영화다.
A. 팀 버튼: 팀 버튼스럽고 에바 그린스러운 영화다(웃음).
Q. 연출자로서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의 장단점을 말해달라.
A. 팀 버튼: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는 작업은 상당히 재밌는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독자마다 자신만의 해석과 의미가 생긴다. 영화를 보면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원작자가 아직 살아있고 젋은 사람이라서 영화화의 어려움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다. 원작자도 영화화할 때의 생기는 변화와 영화가 소설과는 다른 매체라는 점을 인정하더라. 캐릭터를 바꾸는 등 변화를 영화에 불어넣기도 했다. 다만 책에 담긴 오싹하거나 시적인 부분은 영화에 담으려고 했다.
Q. 아역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는데 힘들지 않았나.
A. 에바 그린: 아이들은 굉장히 프로페셔널했고 아름다웠다. 그들은 자유로운 순간을 살고 있더라. 우아하기도 하고 자유스럽기도 했다. 연기가 아니라 영화 속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A. 팀 버튼: 오히려 우리가 아이들을 무서워했다. 하하.
Q. 세계대전 등 역사적인 사건도 뒤섞여 있다. 타임 슬립이 복잡한데 연출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A. 팀 버튼: 기술적으로 복잡했다. 극 중 인물들이 하루 동안 갇히는 기분이 어떨지 생각하면서 감정적인 부분을 넣고 싶었다. 나는 기술에 밝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은 기술적이기보다 ‘감정적인 도구’로 썼다.
Q. 후반부 해골들이 할로우와 싸우는 액션 신에서 고전 영화를 연상케하는데.
A. 팀 버튼: 고전 영화에서 많이 영감을 받는 편이다. 어릴 때 본 고전 영화가 기억에 많이 남았고 여전히 지금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고전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하고 있다.
Q. 고전 영화 외에 또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나.
A. 팀 버튼: 여러 가지다. 하나에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꿈’은 깨고 나면 어떤 내용이었는지 플롯은 까먹지만 우리 기억 속에 강렬한 이미지로 남는다. 나에게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전체를 기억하지는 않지만 특정한 이미지를 기억하는 것이다. 할로우 게스트든 미스 페레그린이든 뭐든지 나에게 있어서는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했다.
Q. 에바 그린은 미스 페레그린을 연기하면서 특별히 준비한 점이 있나.
A. 에바 그린: 페레그린은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다. 팀 버튼이 “페레그린은 무서운 메리 포핀스”라고 해서 그 영화를 다시 봤다. 그는 기이하면서도 매우 인간적인 캐릭터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상이며 아이들을 위해서 사람을 죽일 정도로 희생정신을 가지고 있다. 또한 미스 페레그린은 송골매로 변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기도 했다.
Q. 팀 버튼과 또 한 번 작업한 소감은.
A. 에바 그린: 팀 버튼 감독과 다시 일하게 돼 기뻤다. 그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배우로서 좋은 일이다. 평소 팀 버튼의 팬이기도 했다. 그와 작업한다는 사실이 안 믿겨서 볼을 꼬집어보기도 했다. 다시 호흡을 맞춰서 영광이다. 다음에도 같이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
A. 팀 버튼: 다음에는 물 역할을 줄까 한다(웃음).
Q. 향후 내한 계획은 없나.
A. 팀 버튼: 2012년에 전시회로 한국에 간 적 있다. 좋은 경험으로 남았다. 그때 갔던 빈대떡 집도 꼭 한 번 다시 보고 싶다. 언젠가 꼭 여러분을 보기를 고대하고 있다. 곧 뵙기를 희망한다.
A. 에바 그린: 빈대떡이라는 이름을 들으니 맛있는 음식처럼 들린다. 나도 한국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