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소리가 모인 곳’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가다

입력 2016-10-04 02: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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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알타, 사진제공=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리알타, 사진제공=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맛과 멋의 고장 전주에 세계의 소리가 모였다.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전주 한국 소리 문화의 전당에서는 201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진행됐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매력은 평소 쉽게 듣기 힘든 전통음악과 월드뮤직 등 전 세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점으로, 동아닷컴이 현장 취재에 나선 10월 1일에도 다채로운 ‘소리’들이 발길을 붙잡았다.

먼저 한국 소리 문화의 전당에 도착한 순간에는 단국대학교에서 준비한 창극 ‘유관순 열사가’가 공연돼 열연을 펼치고 있었고, 잠시 후 같은 장소에서는 한국과 타이완의 어린이들이 귀여운 목소리로 ‘아시아 어린이의 목소리’ 무대를 펼쳐 보여 사람들의 박수를 이끌어 냈다.

이날 가장 흥미로웠던 공연은 놀이마당에서 펼쳐진 아일랜드 밴드 리알타와 타이완의 포유셋의 무대였다.

일리언 파이프와 아이리쉬 휘슬, 보드란 등 아일랜드 전통악기가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흥겨운 소리들은 리허설을 진행할 때부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급기야 공연시작 한 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리허설을 지켜보기 시작해 주최 측은 급히 비를 피할 천막과 의자를 설치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어진 본 공연에도 비가 오는 야외무대임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은 수 백명의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공연을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리알타의 무대 후에는 곧바로 타이완 밴드 포유셋의 경극이 펼쳐졌다. 경극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패왕별희’ 정도로만 기억될 뿐, 대부분이 개그의 소재 정도로만 여겨왔다.
포유셋, 사진제공=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포유셋, 사진제공=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하지만 포유셋이 선보인 경극은 현대적인 색채를 가미하면서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힘과 에너지가 조화를 이룬 예술무대였다.

또 이날은 국악의 창작활성화와 새로운 우리 소리의 발굴을 위해 열린 KB국민은행과 함께하는 소리프론티어 소리프론티어의 본선 무대가 있던 날이기도 했다.

본선에는 박종성앙상블K와 동방박사, 두번째달이 진출했으며, 동방박사는 KB소리상을, 박종성앙상블K는 소리축제상을, 두번째달은 프론티어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세 팀 모두 국악과 장르음악의 독특하고 새로운 결합시도를 선보여 큰 환호를 받았다.

이날 무대에 오르기 전 만난 두번째달의 박진우는 “우리가 전주에 올 때마다 비와 인연이 많은 거 같다. 올해도 비가 오는데, 전주 관객들은 비가와도 자리를 지키고 환호도 잘보내줘 공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거 같다. (그덕에)비가 오는 와중에도 신나게 공연을 잘 할거 같다”라고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현보는 “해가 가면 갈수록 축제가 커지고 자리를 잡는 거 같다. 올해도 라인업도 좋고 세계적인 축제가 된 느낌이다. 이런 축제에 두번째달이 참여하게 돼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여러 가지 공연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진 덕에 모든 공연을 관람하지는 못했지만, 이날 전주세계소리축제에는 한국과 폴란드의 쇼팽&아리랑, 로조&들소리(프랑스&한국)·로멩고(헝가리)·얀-청슈 케메네르 콰르텟(프랑스)·양반언(한국, 일본) 등이 참여한 월드뮤직빅파티 등 세계의 다양한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렇다고 꼭 국악과 월드뮤직의 무대만 있던것도 아니다. 2일에는 윤복희, 한영애, 거미가 출연한 K-Soul Diva 3와 공연이 준비돼 대중음악 팬들에게도 만족감을 선사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닷새간 총 160여회의 공연을 통해 ‘세상의 모든 소리’를 한자리에 모았고, 이 소리들은 흐린 날씨 속에서도 13만여명(2일 기준)을 한국 소리 문화의 전당으로 불러들여 ‘소리의 힘’을 보여주었다.

전주|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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