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영화 ‘자백’에서 ‘귀향’의 향기가…

입력 2016-10-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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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의 한 장면. 사진제공|뉴스타파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의 한 장면. 사진제공|뉴스타파

전국 시사회 통해 입소문…예매율 4위

13일 개봉하는 ‘자백’(제작 뉴스타파·사진)이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소재를 묵직하게 그려내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2월 예상을 깨고 358만 관객을 모은 ‘귀향’의 열기가 다시 지펴질 분위기가 감지된다.

‘자백’은 탈북 화교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이 국정원에 의해 간첩으로 내몰린 실제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MBC ‘PD수첩’ 출신 최승호 PD가 40개월 동안 해당 사건을 좇은 한편 과거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 현재의 모습을 담았다. 치밀한 고발 다큐멘터리이자 극영화 못지않은 극적인 완성도를 갖췄다.

사실 ‘자백’은 제작 기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일반 관객이 개봉 비용을 직접 댔고, 전국 시사회를 통해 입소문까지 얻었다. 12일 오후 현재 ‘아수라’ 등 상업영화를 제치고 예매율 4위(영화진흥위원회)까지 올라 있다.

이는 앞서 ‘귀향’의 분위기와 겹친다. 주제의식부터 그렇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다룬 ‘귀향’처럼 ‘자백’ 역시 권력기구를 겨냥하는 과감한 시도를 펼친다. 신념이 없이는 시도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무명 연기자가 모인 ‘귀향’은 제작비가 없어 막상 촬영을 시작하고도 중단되기 일쑤였다. 뜻이 맞는 7만여명이 십시일반 돈을 모은 끝에 가까스로 개봉했다. ‘자백’도 비슷하다. 개봉 비용 마련을 위해 제작진은 펀딩을 진행해 4억원을 모았다. 당초 목표액보다 두 배 더 많다.

공통점은 또 있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국 시사회를 통해 ‘저인망 입소문’을 확보했다. ‘자백’도 개봉 한 달 전부터 62회의 전국 시사회를 진행해 1만7000여명을 모았다. 먼저 본 관객은 주변에 이를 추천하며 단체관람 분위기를 만들고 있기도 하다.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체인의 소극적인 태도다. 특히 CGV는 서울 왕십리와 영등포, 여의도 등 주요 극장에서 ‘자백’을 틀지 않는다. 그마나 편성된 극장의 상영 시간은 아침 혹은 늦은 밤이다. ‘자백’의 한 관계자는 12일 “약 110개의 개봉관을 확보했지만 4∼5위의 예매율을 고려할 때 극장 문은 여전히 닫혀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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