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옥고운 “배두나-이요원 질투? 난 지금도 행복”

입력 2017-09-16 13: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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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 문장에 ‘빨리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은 아니다. 연예계 또한 마찬가지다. 데뷔 때 주목 받지 못했던 사람이 어느날 스타가 되어있듯이 화려한 데뷔를 한 인물이 곧장 꽃길만 걷게 되는 것도 아니다.

배우 옥고운은 과거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통해 배두나, 이요원과 함께 소위 ‘화려한 데뷔’를 했다. 모델 출신다운 늘씬한 키와 개성 넘치는 외모는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당시의 이름은 옥지영. 그는 개명 후 아침 드라마 ‘달콤한 원수’에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아침 드라마는 아무래도 주부들이 보기 때문에 다른 평일 밤 드라마나 주말 드라마와는 연기가 달라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우선 어느 작품보다 대사 전달력에 신경을 써야 해요. 그 와중에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드려야 하니까 배우로서 많은 공부가 됐죠. 지금까지 해 온 제 안의 연기 스타일을 지키면서 새로운 스타일을 배우니까 약간 업그레이드가 된 것 같아요.”

그는 이 작품에서 최루비라는 캐릭터를 맡아 화려한 외관과 달리 철딱서니와 눈치가 실종된 모습을 연기한다. 과거 모델 활동 때부터 연기 데뷔까지 중성적인 매력으로 어필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루비는 사실 악역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얄밉긴 한데 그렇게 비호감 캐릭터는 아닌거죠. 그래서 그런지 제가 촬영장에서 NG를 내도 다들 ‘루비는 좀 그래도 돼’라고 해주세요. 다들 저에게 관대하다고 해야 하냐? 동료들은 ‘루비만 편애를 받는다’고 할 정도죠.”



앞서 언급한 대로 옥고운은 과거 화려하거나 푼수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고양이를 부탁해’에서의 모습도 그랬고 패션 모델로서도 그는 중성적인 이미지였으며 오히려 신비한 외모에 속했다. 지금으로 치면 김고은, 박소담 등과 같은 계열이라고 할까.

“어릴 때는 저 스스로도 말도 많이 안하다니 보니까 중성적인 모습을 많이 보셨나 봐요. 그 때는 굉장히 저에게 들어오는 캐릭터가 한정되어 있었죠. 그러다가 한 주류 CF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그 후로 들어오는 캐릭터들이 바뀌었어요. 예전보다는 저 스스로 굉장히 열린 사람이 된거죠.”

그의 이름이 옥지영에서 옥고운이 되고, 또 마음이 서서히 열리는 시간 동안 배우로서의 태도 역시 단단해 졌다. “전에는 같은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 스타가 된 걸 보면 부럽지 않냐”는 무신경한 말들을 들으며 상처 받는 것도 이젠 예전 일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이제 ‘내게 아직 기회가 안 온 것 뿐이야’라고 받아쳐요. 뻔뻔해 지는 거죠. 특히 저는 일할 때 뻔뻔해 지려고 노력해요. 아무리 무서운 감독님을 만나도 번뻔하게 ‘제 부족한 면을 알려주면 고치겠다. 서로 생각하는게 다를수도 있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질문도 많이 해요. 그런 점은 앞으로도 계속 지켜가려고요.”

‘고양이를 부탁해’ 개봉 후 무려 16년이 흘렀다. 어떤 이는 옥고운에게 ‘이제 할만큼 했다’며 포기를 종용하는 이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역시 ‘그만해야 하나’고 자신을 의심한 순간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은 전혀 안해요. 오히려 파이팅이 넘친다고 해야 해요. 열정은 성과가 없다고 사라지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제 단점을 잘 받아들이면서 보완하면 되죠. 분명히 아쉬운 건 있어요. 연차에 비해 많은 작품을 하지 못한 거요. 그런 것만 빼면 지금의 저는 행복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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