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권 “내가 가진 끼, 발라드만 부르기엔 아깝지 말입니다”

입력 2018-01-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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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권이 싱글 ‘새벽’을 출시했다. 지난해 16년간 몸담은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내놓은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새벽’은 조권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애절함이 잘 묻어난 곡이다.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 새 싱글 ‘새벽’으로 돌아온 조권

뼈를 묻을 거라던 JYP서 큐브로 이적
있을 만큼 있었죠…터닝포인트 필요
4명이 아니라 혼자 서니 벅차고 어색
영원히 2AM…활동은 잠시 미뤄둔 것


가수 조권은 ‘두 얼굴’을 가졌다. 한껏 분위기를 잡고 애절한 발라드를 부를 땐 영락없이 ‘발라드 황태자’이고, 예능프로그램에서 잔망스러운 춤사위를 선보여 얻은 ‘깝권’의 모습은 평상시에 드러난다. 조권이 2년 만에 솔로로 돌아오며 ‘깝권’ 이미지를 내려놓고 전자의 모습을 강조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착각이었다. 그는 오히려 “그게 나”라며 자신이 가진 매력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표출하겠다고 했다.

10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첫 번째 싱글 ‘새벽’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조권은 예상을 뒤엎는 답변을 여러 번 내놨다. “그게 저니까요”라는 말과 함께.

이날 자리는 조권이 16년 동안 몸담았던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현아, 비투비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트에서 내놓는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 음악적인 변화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새벽’은 조권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애절함이 잘 묻어난 곡이다. 새벽녘에 느낀 쓸쓸함과 공허함을 노래로 표현했다.

“엄청난 변신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것 같다. 사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너무 한꺼번에 바뀌어버리면 어색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10일 열린 첫 번째 싱글 ‘새벽’ 발매 기자간담회에서의 조권. 동아닷컴DB


조권은 이날 “2AM의 조권”이라고 인사하며 “그동안 4명의 멤버가 함께 했는데 이렇게 혼자 서니 벅차고 어색하다”고 말했다. 솔로로 나서면서 ‘가수 조권’이라고 소개하지 않는 것도 흥미로웠다. 2AM은 조권을 비롯해 임슬옹, 정진운, 이창민 등 멤버 전원이 각기 다른 연예기획사에 소속되어 있고 활동도 중단된 상태다.

“2AM과 조권은 하나다. 내 인생의 시작점이고 끝나는 날도 2AM으로 끝날 것이다. 지금은 각기 사정에 따라 다른 둥지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2AM이 해체된 것은 아니다. 대중이나 팬들은 보이는 것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 (임)슬옹이 형이 군 입대하기 전에 4명이 모여 앨범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새 앨범을 낸다고 해도 일주일 밖에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잠시 미뤄둔 거다. 각자 회사와 계약할 때 2AM 활동과 관련해 따로 조항을 넣었다. 법적으로 보장된 거라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제법 진지해졌다. 2001년 SBS ‘영재 육성 프로젝트’에 출연했을 당시 10대의 앳된 모습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아직 많은데 어느덧 그가 서른이 됐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굳이 나이를 언급하고 싶지 않다. 하하하! 지난해 ‘아홉수’라고 말 할 정도로 힘들고 고된 시간을 연속으로 보냈다. 그래서 인지 빨리 새해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맞이하고 보니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그가 새롭다고 느낀 것은 새 소속사에서 새 출발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조권이 지난해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는 자체가 이슈가 될 정도로 그는 JYP의 상징이기도 했다.

“제 인생에 있어서도 가장 큰 이슈였다. 다들 여기서(JYP) 뼈를 묻을 거라고 얘기했다. 잔류냐, 이적이냐 고민을 했는데 결론은 하나였다. 있을 만큼 오래 있었다는 거. 그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오래 있으면서 내가 펼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 했던 것 같더라.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

가수 조권.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그에게는 이 말이 통하지 않는 듯했다. 그는 예전에도 그랬듯 지금도 여전히 유쾌하고 통쾌하다. 그리고 그에게 쏠린 불필요한 시선이나 오해 따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조권은 그동안 예능프로그램 ‘골든 탬버린’과 뮤지컬 등에서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높은 구두를 신고 성(性)의 경계를 넘어섰다.

“나를 굳이 숨겨야 되나 싶다.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님께 ‘저런 얘가 어디서 태어났느냐’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수많은 끼를 발라드만 부르면서 활동하고 싶지 않았다. 그룹으로 활동할 때는 발라드에 집중하겠지만 조권으로 혼자 활동할 때는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고 싶다. 내가 무대위에서 무엇을 해야 행복하고, 공허하지 않은지, 그런 것들을 고민한다. ‘남자가 저렇게 할 수 있지?’ 그런 소리를 듣고 싶었다.”

어렸을 때 데뷔해 오랜 연예활동을 하며 터득한 일종의 방식이다.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 것!”

그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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