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USB 앨범 ‘권지용’, 가온 차트 51위에도 존재감 큰 이유

입력 2018-01-11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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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이 지난해 6월 8일 USB 형태로 발매해 논란을 빚은 앨범 ‘권지용’이 가온 차트 앨범 차트에 진입했다.

가온차트가 2017년 12월 31일부터 2018년 1월 6일까지 집계해 발표한 주간 앨범 차트에 따르면 지드래곤이 발표한 ‘권지용’은 현재 51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앨범이 새로 진입한 것임을 알리는 표식까지 붙어 있어 눈길을 끈다.

당초 가온차트는 지드래곤이 USB로 발표한 ‘권지용’을 앨범으로 인정하지 않았었다. 가온차트가 정의하는 앨범이란 ‘음이 유형물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었고 ‘권지용’이 발매한 USB는 해당 링크에 들어가 음악을 다운로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로 판단했던 것.


이런 가운데 지드래곤은 당시 인스타그램 계정에 “테이프에서 CD로, 다운로드 파일로. 지금도 겉모습의 형태는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데 정작 제일 중요한 시간과 세월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람들의 귀와 입에 머무를, 또 머릿속에 오랜 시간 추억될 좋은 노래 멜로디와 위로받고 같이 울고 웃던 그 가사가 다 아닐까”라는 글을 남겼다. 직접적인 비판은 아니었지만 앨범의 정의에 집착하는 가온 차트에 우회적인 유감을 표시한 것이었다.

그렇게 지드래곤의 앨범 ‘권지용’은 유병재의 패러디 소재로까지 사용되는 등 문화계 전반에 화두를 던졌다.


결국 가온차트는 지난해 26일 “앨범의 정의를 ‘저작권법상 복제물’ 또는 ‘오프라인 음반’에서 ‘묶음 단위로 판매되는 상품’으로 변경하겠다. 이로써 올해 논란이 되었던 지드래곤 USB 앨범과 같은 상품의 경우 내년부터는 가온 앨범차트에 반영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대에 발을 맞추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가온차트의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분명 지드래곤의 신선한 시도 덕이었다. 차트상에서 받게 될 예상 외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논란이 되기로 한 자처한 지드래곤의 용기가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다.

지드래곤의 앨범 ‘권지용’은 2018년 1월 현재 차트 1위도, 10위권 내 진입도 아닌 51위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결코 낮은 순위처럼 보이지 않는 까닭은 이 앨범이 차트에 진입하기 까지 겪은 우여곡절이 주는 울림 때문일 것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YG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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