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왼쪽)와 이다해가 한날한시 첫 방송한 MBC ‘데릴남편 오작두’, SBS ‘착한마녀전’ 각각의 주연으로 시청률 경쟁에 나섰다. 사진|스포츠동아DB·SBS
긴 공백 딛고 반전연기…시청률 1% 차 박빙
연기자 이다해와 유이가 시작부터 불꽃 튀는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두 사람은 3일 동시간대 나란히 방송한 SBS 토요드라마 ‘착한마녀전’과 MBC ‘데릴남편 오작두’에 각각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시청률 경쟁에 나섰다. 두 사람은 긴 공백과 전작의 실패라는 각자의 어려움을 안고 있어 이번 드라마는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두 드라마는 한날한시 첫 방송을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제작발표회 날짜와 시간(2일 오후 2시)까지 겹쳐 자연스럽게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이다해는 ‘착한마녀전’에서 마치 전성기로 돌아간 듯한 활약을 보여줬다. 2014년 MBC ‘호텔킹’과 지난해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하숙집 딸들’ 출연을 제외하고 중국 활동에 주력해 국내에서의 연기 공백이 길었지만 무난하게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극중 이다해는 일란성 쌍둥이의 1인 2역을 맡아 캐릭터에 따라 자유자재로 분위기를 바꿨다. 어릴 때부터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쌍둥이의 언니는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줄 알지만 동생은 오로지 자신의 성공만을 바라본다. 이다해는 전혀 다른 성격의 인물을 뛰어난 연기력으로 표현해 시청자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특히 불의의 사고를 당한 동생을 대신해 승무원인 동생 행세를 하는 모습은 어설프지만 웃음을 유발해 코믹함을 안겼다. 난기류에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고 코피를 쏟으며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는 모습은 이다해의 대표작인 ‘마이걸’(2005)을 보는 듯한 인상도 남겼다.
유이는 분위기 변화로 반전을 꾀한다. 그룹 애프터스쿨을 떠나 연기자로 전향하고 성공가도를 달리다 지난해 KBS 2TV ‘맨홀 - 이상한 나라의 필’로 시련을 맛본 그는 ‘데릴남편 오작두’를 통해 다시 반전을 보여주려는 각오가 남다르다. 캐릭터를 통해 “스스로 힐링을 받는 기분”이라고 밝힐 만큼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다.
극중 유이는 결혼에 대한 꿈보다는 프리랜서에서 벗어나 경력직 PD로 방송국 정직원 입사를 꿈꾸는 인물을 연기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자신감 가득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 그동안 비련의 여주인공 이미지를 확실하게 지워냈다. 캐릭터에 힘입어 유이 자신도 당당하고 매력적인 여성으로 드러날 만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최근 여성들의 관심사인 ‘비혼’이 소재여서 여성 시청자의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시작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두 사람의 활약에 30분씩 1∼4회를 방송한 ‘착한마녀전’은 평균 10.6%(닐슨코리아), 1시간씩 2회를 방영한 ‘데릴남편 오작두’는 9.1%를 기록했다. 두 드라마가 1%포인트의 격차밖에 나지 않아 향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