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친판사’ 윤나무 “‘갑질’ 재벌 3세, 뉴스 보면서 참고했죠”

입력 2018-09-25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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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친판사’ 윤나무 “‘갑질’ 재벌 3세, 뉴스 보면서 참고했죠”

전작 ‘의문의 일승’에서 사이코패스 살인범 캐릭터로 소름 끼치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윤나무. 그가 또 한 번 시청자들의 팔을 걷어붙이게 만들었다. 온갖 ‘갑질’이란 ‘갑질’은 다 모아놓은 논란의 재벌 3세 ‘이호성’으로 또 한 번 강렬한 명연기를 남겼다.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에서 윤나무가 소화한 이호성을 요약 설명하자면 ‘갑질’계의 甲. 천상천하 유아독존 안하무인으로 영화 ‘베테랑’ 조태오와 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 남규만과 함께 ‘갑질 악역’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만한 인물이다. 윤나무의 선하면서도 서늘한 인상과 연극 무대에서부터 갈고 닦은 연기력이 어우러지면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감사한 마음이 커요. (캐릭터에 대한) 욕을 보면서 좋아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기분 좋더라고요. 많이들 알아봐주시니 더 감사하고요. 다행히 인식 자체가 바뀌어서 캐릭터와 저를 동일시하진 않으시더라고요. 연기로 봐주시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하셔서 감사하죠. 그리고 실제로 저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하하.”

윤나무는 어떻게 ‘친애하는 판사님께’의 이호성을 만들어냈을까. 우려와 달리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그것도 다양하게 있었다.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 나온 재벌 캐릭터를 굳이 보진 않았어요. 대신 뉴스와 유튜브 영상 속 재벌들의 ‘갑질’ 영상을 참고했죠. 영상과 음성을 토대로 극적인 부분을 가미했어요. 사실 제작진은 캐스팅 당시 풍채 있는 배우를 원했는데 제가 날카로운 이미지라 마음에 걸렸대요. 고민하다 제 연기를 좋게 봐주시고 저로 결정해주셨더라고요. 그 기대에 부응하고 이미지에 대한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죠.”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윤나무의 세 번째 드라마 출연작이다. 2011년 연극 ‘삼등병’으로 데뷔한 윤나무는 공연계에서 장승조 정순원과 ‘대학로 아이돌’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의 매체 진출작은 2016년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로 30대에 접어들어서야 드라마에 입문했다. 이어 출연한 ‘의문의 일승’ ‘친애하는 판사님께’까지 모두 SBS 작품이다. “이쯤 되면 SBS 사원증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윤나무는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우연의 일치”라고 답하며 웃었다.

“학교 다닐 때는 ‘이곳에서 연기를 잘 배워서 졸업한 후 활동하자’ 싶었어요. 그렇게 군대도 다녀오고 스물일곱에 학교를 졸업했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여러 오디션을 봤는데 ‘삼등병’도 그때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어요. 당시에는 막연히 관객들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연극으로 데뷔하고 싶었어요. 30대 초중반이 되면 드라마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세상 일이 쉽게 이뤄지진 않지만 목표를 두면 나름 노력하게 되니까 천천히 하나씩 이뤄가는 성취감도 있더라고요.”

‘스텝 바이 스텝’.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윤나무의 지난 행보는 무척 인상적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의문의 일승’ ‘친애하는 판사님께’으로 오는 사이사이 연극과 뮤지컬 출연작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

“최대한 경계 없이 하고 있어요. 다양하게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예요. 좋은 이야기에 좋은 메시지가 있는 작품에 한 배역의 출연으로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게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뭐가 되어도 상관없어요. 기술적인 건 다를지라도 연기의 토대는 같으니까요. 각각의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친애하는 판사님께’를 떠나 보낸 윤나무의 다름 작품은 드라마 ‘배가본드’다. 모로코 영사관 직원 ‘호식’ 역을 맡아 배수지, 이승기와 호흡을 맞출 예정. ‘낭만닥터 김사부’의 유인식 PD와의 인연으로 출연이 성사됐다.

“연극 ‘더 헬멧’을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 부재중 전화가 3통이나 와 있었더라고요. 무대 끝나자마자 전화 드렸더니 ‘모로코 갈 거야. 같이 가자’고 제안해주셨어요. ‘배가본드’가 밀리면서 일정 변동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딱 짜 맞춘 듯이 다시 일정이 맞춰졌어요. 정말 감사하고 다행이죠.”

‘배가본드’ 이후에도 쉼 없이 작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드라마에서 주로 임팩트 있는 ‘센 역할’을 연기한 그에게 일상적인 캐릭터에 대한 로망을 물어봤다. 그는 따뜻한 감성의 평범한 캐릭터에 갈망과 함께 영화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친숙하고 따뜻한 캐릭터도 하고 싶어요. 유쾌하고 편안한 느낌의 캐릭터요. 코미디도 정말 좋아해요. 제가 원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은연중에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제 안주머니에 있는 새로운 카드들을 하나씩 꺼내야죠. 30대 중후반이 되면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대학교 때 작업한 작품들 외에는 경험을 못 했는데 도전해보고 싶어요. 앞으로도 쭉 드라마와 공연을 할 것이지만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닿는다면 ‘어느 가족’ 같은 결의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M C&C-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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