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용두사미”…‘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막판 오명

입력 2019-01-21 18: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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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사진제공|tvN

현빈·박신혜 주연의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드라마는 20일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시청자들은 “작가에게 농락당했다”며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종영 후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나인’ ‘더블유’ 등 타임슬립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를 잇달아 선보인 송재정 작가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게임, 증강현실이라는 기존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았던 신박한 소재를 내세워 방송초반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종영까지 3회 분량을 남겨두고 주인공들의 회상 장면을 반복하거나 과도한 PPL(간접광고), 개연성 없는 전개, 무엇보다 결말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해 설득력을 잃었다. 특히 일부 시청자들은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점의 상영관 한 곳을 대여해 단체 관람까지 하면서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결말에 ‘충격’을 받고 허탈해했다.

제작진은 게임 속 버그를 삭제하고 현빈이 게임 속에서 살아간다는 ‘열린 결말’ 형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지만 시청자를 납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드라마 홍보를 담당하는 대행사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실루엣의 주인공이 현빈이고,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현빈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 만큼 현빈을 향해 자연스럽게 감정을 이입한 시청자들은 갑자기 끊겨버린 감정선을 따르느라 헤맬 정도였다.

지나칠 정도로 막판에 쏟아낸 PPL은 완성도를 더 떨어뜨렸다.

샌드위치, 음료수, 화장품, 샴푸, 쥬얼리 브랜드 관련 상품이 장소와 상관없이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해 몰입을 방해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대사를 인용해 “작가가 버그다” “역대 최악의 용두사미 드라마”라는 비난까지 쏟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7개월간 작품에 참여한 출연자들의 노력도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그래픽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한 현빈, 데뷔 처음으로 1인2역에 도전하며 섹시하고 묘한 매력까지 뿜어낸 박신혜, 대사 없이 눈빛으로 캐릭터를 소화한 박훈 등의 열정이 용두사미로 끝난 드라마 탓에 열정이 묻혀버렸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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