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정재영 “‘기묘한 가족’ 같은 이웃? 등 쳐먹기 전에 이사 가야죠”

입력 2019-02-03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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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정재영 “‘기묘한 가족’ 같은 이웃? 등 쳐먹기 전에 이사 가야죠”

제목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지었다. ‘기묘한 가족’의 가장 정재영조차 “이런 가족이 이웃이라면 하루 빨리 이사를 가야한다”고 말할 정도로 이 사람들, 이상하고 묘하다.

영화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물이다. 정재영은 주유소집 장남 준걸 역을 맡았다. 준걸은 만삭의 아내 남주(엄지원 분)의 눈치를 보느라 바쁜 소심한 가장이지만 가족의 일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행동대장이다.

“이런 가족이 이웃이면 무섭죠. 언제 내 등을 쳐 먹을 줄 압니까. 자기 가족들끼리도 난리인 집안이잖아요. 이사 가야죠. 영화 초반에 가족들이 사기를 쳐서 돈을 버는 설정이 나오는데 편집을 고려한 부분이었어요. 하지만 결국에는 캐릭터 설명용으로 살짝 다뤄졌죠.”


영화는 세계 최초 12세 관람가 좀비물이다. 평소 좀비물을 즐겨 보는 정재영은 “굳이 모자이크 처리를 했더라”며 ‘기묘한 가족’만의 차별화된 부분을 설명했다.

“좀비물의 전형성을 비튼 설정이 인상적이었어요. 조용한 농촌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끌렸습니다. 또 우리 영화에 나오는 좀비들은 도망 다닐 정도의 수준이긴하지만 조금 느려요. 그래서 영화의 배경을 충정도로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뉴욕이었다면 좀비들도 빨랐을 텐데 말이죠.(웃음)”

정재영은 “좀비의 모든 특성을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다 연기했었다. 인간일 때보다 더 열심히 연기했었는데 막상 영화에는 잠깐 나오더라. 촬영할 때 너무 재미있었다”고 현장을 추억하며 연기 포인트를 설명했다.



“준걸의 소심하고 어리바리한 부분을 녹여냈어요. 굳이 따지면 매번 먹이를 놓쳐서 굶는 좀비랄까요. 저는 ‘정재영표 코미디’라고 딱 캐릭터화된 배우가 아니에요. 장르에 맞춰서 연기를 하는 스타일이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촬영장에서도 장르 분위기를 많이 타요. ‘방황하는 칼날’ 때는 사람들이 저 화 나 있는 줄 알았죠. ‘기묘한 가족’ 촬영장에선 우울할 일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너무 수다만 떨고 있으면 집중력이 흐려지니까 적당히 했죠. 촬영장에선 준걸이처럼 눈치가 없으면 안 됩니다.(웃음)”


정식 개봉 전 시사회를 진행한 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고 B급 유머라는 반응도 있었다. 정재영은 “좀비물 자체가 B급 코드다. 그런데 요즘에는 B급의 범주가 넓어지지 않았나. 유행에 앞서가는 사람이 되기도 하더라. 긍정적인 부분까지 포함돼 있다고 본다”고 B급 코드만의 묘미, 쾌감을 자신했다. 이어 “‘재미있다’는 반응 말고는 원하는 게 없다. ‘재미없다’는 분들을 설득 중이다”라고 예비 관객들의 너그러운 관람을 소망했다.

“제 살림살이에 맞춰서 작품을 선택해요. 사실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진 않습니다. 장르 고려할 이유가 없어요. (하하) 다만 전작과 비슷하면 안 됩니다. 또 제가 연기하면서 재미있어야하는 게 우선이에요. ‘기묘한 가족’을 촬영할 때 재미있었고 만족도도 높았어요. 물론 제 만족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제 관객들에게 맡겨야죠. 재미있는 작품으로 판단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왕이면 좋게 봐주세요.”

정재영을 비롯해 김남길, 박인환, 엄지원, 이수경, 정가람 등이 출연하는 ‘기묘한 가족’은 오는 13일 개봉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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