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염정아 “내 모습 보며 환호하는 팬들, 기분 당연히 좋다”

입력 2019-04-12 1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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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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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벽한 타인’, 드라마 ‘SKY캐슬’로 흥행타를 연달아 날리고 있는 배우 염정아는 요즘 가는 곳곳마다 인기를 만끽하는 중이다. 무대 인사를 하러 가면 ‘염정아’라는 이름이 크게 적힌 플랜카드도 보이고 공항에서도 그의 모습을 찍기 위해 팬들이 모이기도 한다. “‘SKY 캐슬’은 아직 잘 모른다”는 자녀의 친구들에게서 사인 요청까지 받는다. 그의 새로운 전성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그가 이번엔 ‘미성년’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남편이 외도한 사실을 알게 된 아내이자 입시생 딸을 두고 있는 엄마다. ‘SKY캐슬’에서는 감정을 밖으로 뿜어냈다면 ‘미성년’에서는 속으로 삭히는 감정 연기를 펼쳐내야 했다. ‘SKY캐슬’이 먼저 방영됐지만 촬영 순서는 ‘미성년’이 더 먼저였다. 이에 염정아는 영화 촬영을 하며 쌓인 답답함을 드라마에서 풀어냈다고도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하 염정아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Q. 시나리오를 보고 하루 만에 결정을 내렸다고 들었다.

A. 김윤석 선배가 연출이라는 점이 가장 끌렸다. 연기를 잘 하시니 연출도 잘 하실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일을 끝내고 집에 가자마자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하겠다고 했고. 김윤석 감독님은 ‘오래된 정원’에서 한윤희 역을 한 내 모습을 보고 캐스팅 제안을 했다고 하더라. 그 작품을 좋게 봐주셨고 윤희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영주 같을 것 같다고 하더라.

Q. 감독 김윤석과 배우 김윤석의 차이점이 있던가.

A. 김윤석 감독님은 자상하고 배우 김윤석은 매섭다? (웃음) 현장에서 믿음직스러웠고 섬세했다. 연기적으로는 놓치는 부분이 없을 정도였고 내가 생각지 못한 점까지 끄집어내며 연출을 하더라. 그리고 배우들이 다치거나 힘들까 신경을 많이 썼다. 내가 밖에서 맨발로 촬영할 때 발이 시릴까봐 발을 동동 구르더라. “차라리 내 발이 시리고 말지”라고 하면서.(웃음) 남편으로 연기하는 김윤석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연기하는 김윤석은 아우라가 있더라. 눈을 보며 연기하는데 ‘아 내가 밀리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하하.

Q. 김윤석의 보는 섬세함은 보는 관객도 놀랄 것 같다. 같이 작품을 만든 사람도 놀랐을 것 같은데.

A. 의외로 섬세하고 웃기다. 극 중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보면 다들 느끼실 것이다. 무엇보다 여성의 심리를 잘 아신다는 것에 놀랐다. 그런데 워낙 가정에 충실하신 분이다. 집안에서 대화를 많이 하셔서 그런지 여성에 대해 잘 아시는 것 같더라. 또 극에 나오는 주차비 받아가는 할머니, 학교 선생님 등 위트 있는 캐릭터가 정말 많지 않나. 감독님이 이렇게 재미있는 분이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됐다.

Q. 맡은 역은 ‘영주’다. 남편 ‘대원’이 외도를 했지만 담담히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A. 일부러 감정을 과하게 올리지 않았다. 남편의 외도를 알고 속은 무너지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영주의 남은 자존심이 아니었을까. 또 딸 ‘주리’가 입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가정이나 딸이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굳이 밖으로 드러내는 연기는 하지 않았다.
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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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반적으로 외도한 남편을 향한 아내의 반응은 분노에 더 가깝지 않을까. 아무리 연기라지만 답답함도 있었을 것 같은데.

A. ‘미성년’을 찍고 나서 ‘SKY캐슬’ 촬영에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니 ‘미성년’에서 쌓인 울분을 드라마에서 푼 것 같기도 하고. (웃음)

Q. ‘SKY 캐슬’과는 또 다른 분장이었다.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았더라.

A. 색조 화장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피부를 거칠게 표현하려 베이스를 건조하게 발랐다. 초반에 나오는 긴 머리는 가발이기도 했다. 차기작인 ‘시동’에서도 헤어스타일에 변화가 있을 것 같아서 지금 머리를 기르는 중이다.

Q. 이 영화는 ‘어른스러움’이라는 표현을 안고 가는 작품이다. 스스로도 ‘어른’이라는 정의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을 것 같다.

A. ‘영화 찍는 내내 ‘무엇이 어른스러운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거기에 나오는 어른들 중에 그나마 영주가 어른에 가까운 사람이 아닌가 싶다.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내공이 필요한 일인 것 같다. 나도 인간이니까 감정이 격해지는 경우가 있지만 바로 반성하는 편이다.
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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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완벽한 타인’, ‘SKY캐슬’이 연달아 잘 됐고 ‘미성년’도 평이 나쁘지 않다. 연이은 흥행으로 팬들도 늘어났을 것 같은데.

A. 갑자기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SKY캐슬’ 포상휴가 후에 ‘공항직캠’이라는 것도 떴더라. 요즘 영화 무대 인사를 하면 내 이름이 적힌 플랜카드가 드문드문 보인다. 아직 적응은 안 되지만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나보다.

Q. 작품 제안도 많이 늘어났다고.

A.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많으니까 좋긴 하다.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니까. 그럼에도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같다. 전체적인 짜임새와 재미다. 하고 싶은 작품은 눈에 금방 들어와서 결정도 빠른 편이다. 오랫동안 고민하는 것은 결국 안 하게 되더라.

Q. 최근에 여성이 이야기의 흐름을 이끄는 작품들이 많아졌다. 남자배우들을 위주로 돌아가던 충무로가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끼나.

A. 작년에는 ‘너무 할 게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면 올해부터 점점 다양해진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또 젊은 층에 편중돼있었다면 나이 대도 다양해진 것 같고….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많은 역할을 해왔지만 더 많은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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