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수상한 연결고리 포착, 결과는 어떻게?
손현주 진심과 조재윤 애끓는 부성이 이끈 재심이 시작됐다.
27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모범형사’(극본 최진원, 연출 조남국) 7회에서 강도창(손현주)과 오지혁(장승조)의 노력에도, 이대철(조재윤)은 갑자기 “저 조용히 죽게 해주세요”라며 재심을 포기했다. 강도창에겐 “우리 은혜 길바닥에 뒹굴게 만든 거 다 너 때문이지. 나만 죽이면 되잖아”라는 원망까지 쏟아냈다. 그럼에도 강도창은 이은혜(이하은)가 아빠를 살려달라 간청했단 사실을 전하며, “그 아이를 위해서라도, 살자”라고 간곡하게 설득했다. 그의 진심을 읽은 이대철은 애써 감정을 추슬렀지만, “강형사님, 한가지만 해줘. 은혜가 결혼하게 되면, 나 대신 손 좀 잡아줘. 그럼 당신 할 일은 다 한 거야”란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
하지만 이대철 뒤에 강도창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문상범(손종학) 서장과 남국현(양현민) 팀장은 은밀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심동욱(김명준)의 컴퓨터에서 이대철 알리바이 영상을 찾아낸 남국현은 이를 문상범에게 보고했다. 이 영상을 본 적 없다던 두 사람이었는데, 혼자 남은 문상범이 떠올린 과거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사건 당시 택배회사로부터 영상을 받아갔던 장진수(황태광) 형사가 “이대철이 범인일 확률 거의 제로입니다”라고 보고했던 것. 게다가 이를 검찰에 넘긴 이도 문상범이었다. 검찰과 경찰이 조직적으로 진실을 은폐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대목. 남국현 역시 연인 정유선(안시하)을 이용해 강도창을 흔들었다. 정유선은 이대철이 무죄로 풀려나면 죽은 남편인 장진수 형사의 순직이 취소될 수도 있다며, “형사가 뭔데요? 죽어서까지 형사로 남고 싶을 만큼 그렇게 대단한 건가요?”라는 심정을 토로했다.
5년 전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오종태는 유정석(지승현), 유정렬(조승연) 형제란 키를 쥐고 있었다. 오종태는 유정렬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도왔고, 이에 국내 굴지의 금융사도 포기한 사업을 인천제일신탁이 따낼 수 있었다. 그는 반드시 입을 막아야 하는 유정렬의 아킬레스 건이었다. 더군다나 오종태는 법무부장관 후보 검증 청문회에 출석, “만약 정당치 못한 방법이 단 하나라도 드러난다면, 제 모든 사업을 포기하겠습니다”라고 선언해버렸다. 유정렬의 청렴함을 증언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사실 언제든 이권을 포기하고 이들을 코너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뼈있는 압박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1차 공판은 이대철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당시 수사에서는 배제됐던 관련인물들이 이대철에 대해 새로운 증언을 했고, 강도창은 “내 가족 등짝에 칼을 꽂으면서” 내부에서만 알아낼 수 있는 증거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다만, 검사 측에서는 오종태의 경우처럼, 이대철의 알리바이 영상에 대해서도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1차 공판 이후 유정석은 진서경을 이용해 오종태에게 불리한 기사를 터트려, “지켜야 할 선 넘지 말라”며 오종태를 압박했다. 강도창과 오지혁은 새로운 단서를 확보했다. 사건 당일, 현장 근처에서 오종태가 불법 유턴으로 딱지를 끊겼던 것. 오지혁은 그가 현장 쪽으로 유턴했던 이유에 대해 “뭔가 중요한 걸 현장에 떨어트린 것”이라며, 그건 자신이 경매에서 낙찰받은 시계라고 추측했다.
두 사람은 그 시계를 경매에 올린 정유선을 찾아가, “살인 사건 용의자가 찾고 있던 시계”라며 사실대로 얘기해달라고 설득했다. 말문을 열 것 같지 않았던 정유선이 결국 털어놓은 이야기는 또 다른 반전을 암시했다. 현장에서 시계를 입수한 사람은 장진수 형사가 아닌 남국현 팀장이었던 것. 심지어 “5년 만이죠. 우리 평생 보면 안 되는 사이, 아니었던가요? 왜 그런 실수를 하셨어요?”라던 오지혁을 통해, 그가 오지혁과도 모종의 관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그리고 강도창의 설득에 재심에 매우 유력하게 작용할 수 있는 증언을 약속한 정유선을 감시하고 있던 남국현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은 안방극장에 크나큰 긴장감을 몰고 왔다.
한편 이날 방송분은 전국시청률 4.8%, 수도권 시청률 5.5%를 각각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