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할리우드와 달라”…‘승리호’ 송중기x김태리x진선규x유해진, 韓 첫 우주SF

입력 2020-08-18 1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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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새로운 장이 열릴까. 영화 ‘승리호’ 배우와 조성희 감독이 그 이야기를 살짝 풀었다.

18일 온라인으로 열린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제작 ㈜영화사비단길) 제작보고회에는 조성희 감독을 비롯해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이 참석했다.

영화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새로운 세계를 선보였던 조성희 감독의 신작 ‘승리호’는 2092년을 배경으로 한 한국 최초 우주SF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우 라인업도 탄탄한다. 송중기는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조종사 ‘태호’ 역을, 김태리는 젊은 리더 ‘장선장’ 역을, 진선규는 기관사 ‘타이거 박’ 역을, 유해진은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 역을 맡아 흥미로운 앙상블을 예고한다.


조성희 감독은 영화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이 이야기는 10년 전쯤 친구와 식사자리에서 시작이 됐다. 그 친구가 우주 쓰레기, 그러니까 우주산업의 폐기물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더라. 총알보다 빠른 우주쓰레기를 치우는 우주 노동자의 이야기로 시작을 했다”라며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직업이 여러 장르에서 다뤄왔더라. 나는 이 우주 노동자를 어디서든 살아남는 질긴 한국인들이 하면 어떨지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이야기에 대해 조성희 감독은 “2092년 먼 미래에 지구에 사막화가 심각하게 진행돼 더 이상 지구에 살 수 없고 인류 5% 상류층은 위성 궤도 안에 설계된 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아름다운 숲을 즐기며 산다. 우주에 사느냐, 지구에 사느냐에 따라 계층이 나뉘어지는 배경이다”라며 “우리 캐릭터들은 그 안에서 우주에서 지내지만 우주시민은 아닌, 이주노동자와 같은 신분으로 위험한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먹고 사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기존 할리우드 우주 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해 “고증보다는 상상력이 가득하다. 또 이야기가 지금 우리와 사는 이야기와 별로 차이가 없다. 여전히 대출과 공과금을 걱정하는 서민들의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할리우드는 멋진 수트를 입은 영웅 같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우리 영화는 한국 서민들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다닌다. 이게 큰 개성이자 차별점이다”라고 덧붙였다.


‘늑대소년’ 이후 조성희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춘 송중기는 “9년 전에 ‘늑대 소년’을 할 때 조성희 감독이 ‘승리호’에 대해 말씀을 하신 바 있다. 당시에는 우주SF영화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우주쓰레기’ 소재라는 것을 알고 한국의 첫 우주 SF영화라는 것을 알고 조성희 감독의 도전정신에 끌렸다. 조성희 감독과 함께 해봐서 만화적인 색이 많으셔서 ‘승리호’가 더 기대가 됐다”라고 말했다.

김태리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장선장’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 여성으로서 선장이라는 역할이 매력적이었다”라며 “한국 최초 우주 영화에 내가 한 부분이 된다면 어떨지 기대가 됐다”라고 ‘승리호’ 참여한 계기에 대해 밝혔다.

진선규는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첫 우주 영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끌렸다. 공연을 할 때 과학자 역할을 맡았을 때 우주쓰레기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시나리오에 그 이야기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라며 “또 우주 영화는 대부분 멋진데 영화가 우주쓰레기 청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배우들과 조성희 감독과 함께 한다는 말에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로봇 역할을 맡아 최초로 모션 캡쳐 연기에 도전한 유해진은 “목소리 출연 제의를 받았었는데 나중에 작업 끝나고 녹음할 때 다른 분이 한 액션에 소리를 맞추면 아무래도 제 것같지 않은 느낌이 있을 것 같아서 모션까지 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과 서로 보면서 하는 게 시너지가 있을 것 같았다. 업동이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어서 모션을 같이 했다. 거기에 소리를 같이 입혔다”라며 “또 생소했기 때문에 신선했다.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서는 송중기는 “이번 영화에서 지질하지만 굉장히 깊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라며 “우주조종사 처음 해봤다. 태호 역과 관련있는 단어는 구멍난 양말이다. 항상 구멍난 양말을 신고 다닐 만큼 돈이 없는 캐릭터다. 돈이 없어서 돈이 되는 일이면 무엇이든 찾아해메는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태호 역이 냉철하고 차가운 인물이라서 자칫하면 조금 더 톤앤매너를 차갑게 갈 수도 있을까봐 걱정이 돼 재미있게 띄우려고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에서 드레드 헤어와 전신 문신을 한 진선규는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보이지 않았던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감독님의 초안을 봤는데 브라질 ‘카포에라’ 선수들의 모습과 비슷해서 드레드 머리를 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드레드 머리를 15시간 동안 했다는 진선규는 “해보고 안 어울리면 머리를 깎을 생각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어울렸다”라며 “헤어 스타일을 보니 문신도 한 두개만 하지 말고 빈틈에 다 하자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과 상의 후 외형적으로 빈틈을 다 메우게 됐다”라고 말했다.

조성희 감독은 “너무 죄송해서 머리 딸 때 같이 있었다. 그런데 머리를 딴 것보다 더 큰 고통은 네 달 동안 머리를 못 감았다는 점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선규는 “스태프들이 쉴 때만이라도 머리를 풀고 감고 하라고 하던데 다시 드레드 머리를 할 생각에 아찔해서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스타일을 유지하는 방법이 머리를 안 감는 거라도 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송중기와 유해진은 팀워크에 대해 말했다. 송중기는 “팀은 실제로 활기찼다. 그런데 그 중심에는 유해진 선배였다. 유해진 선배가 아이디어를 많이 내시고 거기에 우리는 피드백을 하며 재미있게 촬영했다”라며 “블루 스크린에서 촬영을 해야 하니 상상하면서 연기해야 해서 긴장을 많이 해야 했다. 그럼에도 재미있게 웃으며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유해진은 “‘업동이’가 없을 때 3명만 촬영할 때가 있다. 그걸 보면 3명이 굉장히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누구 하나 튀거나 하지 않더라. 모니터 뒤에서 많이 느꼈다. 그래서 내가 없는 장면이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김태리는 “블루 스크린 촬영이 상당히 어려웠다. 그런데 우리가 다 처음하는 작업이라 서로 으쌰으쌰하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성희 감독은 “이 영화는 큰 화면과 스피커를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코로나19 시국에 극장에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말이 너무 조심스럽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개봉할 때쯤 상황이 나아져 관객들이 즐기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배우들은 “모두 힘든 시국이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셔서 얼른 영화를 보러오셨으면 좋겠다.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그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다이내믹한 우주에서 빚어낼 신선한 앙상블과 우주 공간의 스펙터클을 통해, 새롭고 재미있는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승리호’는 9월 23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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