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얼마나 외로웠을까”…故 설리 떠나보낸 자들의 고백 ‘다큐 플렉스’

입력 2020-09-11 0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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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얼마나 외로웠을까”…故 설리 떠나보낸 자들의 고백 ‘다큐 플렉스’

1년여 전인 2019년 10월 14일 하늘의 별이 된 故 설리. 가족부터 친구들까지 故 설리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꼈던 이들이 고인을 떠올리며 눈물로 추모했다.

10일 밤 방송된 MBC ‘다큐 플렉스’는 지난해 우리의 곁을 떠난 연기자 겸 가수 故 설리의 삶을 조명했다.

‘다큐 플렉스’는 故 설리 엄마 김수정 씨의 고백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김 씨는 설리의 배우 데뷔 과정부터 아이돌로 재데뷔하게 된 과정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설리의 연기 수업료와 경비로 모은 돈을 다 써서 포기할 때쯤 데뷔작인 드라마 ‘서동요’(2005)에 캐스팅됐다고 밝혔다.

‘서동요’를 연출한 이병훈 감독은 “설리가 연기를 잘했다. 당당하고 밝고 얼굴 전체가 공주처럼 화려했다”고 회상했다. ‘서동요’ 출연 당시 SM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당시 SM 트레이닝 팀장이었던 조유은 씨는 “설리는 너무 예뻤다. 에너지가 좋았다. 보는 사람이 기분 좋아지곤 했다”고 말했다.


故 설리 엄마 김 씨는 설리가 최자와 교제하면서 딸과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설리와 최자는 수차례 열애설이 제기된 후 2014년 8월 공개 연애를 시작, 2017년 3월 결별했다.

김 씨는 “설리가 열애설 나기 전까지는 온 가족이 다 행복했고 좋았다. (최자와의 열애설) 사진을 보고도 안 믿었다. 오보라고, 과장된 기사라고 생각했다. 바로 설리에게 전화해서 물었더니 ‘엄마, 사실이야’라고 하더라”며 “갑자기 13살이나 많은 남자친구가 나타난 건 중간 과정 없이 너무 많은 계단을 상승한 것이었다. 노는 문화, 술 문화, 대화의 패턴 등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자신이 만나는 남자친구를 내가 허락 안 하니 화가 많이 났더라. 많이 서운해 했고 화도 많이 냈다”고 털어놨다. 그는 “설리가 ‘그간 내가 고생한 것 같고 이만저만 돈을 벌었으니 그 돈을 알려 달라’ ‘다음 정산부터는 내역서를 쓰고 돈을 타 써야 한다’고 했다. 나도 성격이 불같아서 그때 모든 것을 정리했다. 이후로 (설리와) 연락은 간간이 하지만 얼굴 보는 건 거의 단절 상태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설리의 외롭고 불안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일기장도 공개됐다. 김 씨는 2016년 11월 설리가 응급실을 방문한 사연도 언급했다. 당시 소속사에서는 “설리가 새벽 집에서 부주의로 인한 팔부상이 생겨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 받고 귀가했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던 바. 하지만 김 씨는 “회사로부터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수습이 됐다’고 연락이 왔다. 병원에 가려고 했더니 회사에서 ‘오지 말라’고 극구 말리더라.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다친 것으로 기사가 나갔다”면서 “병원에 가지 못해서 일주일을 울었다. 아마 그게 둘(故 설리와 최자) 사이에서는 마지막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19년 10월 14일 설리가 세상을 떠난 날을 떠올리며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설리가) 2년 전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으니까 당연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면서 “혼자 집에서 나오게 할 순 없었다. 한 시간 넘게 다리에 베개해서 (설리를) 안은 채 손도 만져주고 얼굴도 만져줬다. 내게 허락된 시간은 했는데도 지금 생각하면 계속 모자른 것 같다. 마지막 인사도 다 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지금도 계속 후회가 남는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이제야 내가 안다는 게 마음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설리는 생전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 매니저 팀장은 “회사 안에 상담 치료나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라든지 정신과 상담을 하게끔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게 있었다. 설리도 정신과 상담 치료를 계속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설리와 함께 프로그램을 했던 관계자는 “힘들어하는 게 보였다. 잠도 좀 많이 못 자고 오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설리의 지인은 “10월 초 즈음 연락이 왔다. 평소 안 좋았던 목소리보다 훨씬 많이 안 좋았다. 많이 외롭다고 했다”며 “비공개 계정에 그날(사망한 날) 밤에 유독 사진을 많이 올렸다. 스케줄 바빴던 모습을 많이 올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진들이 인사였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고인과 같은 소속사에 몸담았던 가수 티파니는 “왜 내가 한 번이라도 먼저 다가가지 못했을까. 가까이서, 옆에서 깊은 대화를 못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남는다”면서 “(설리에게) 그동안 씩씩하게 밝고 멋지게 시간을 보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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