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철 PD는 1998년 Mnet에 입사한 이래 '슈퍼 바이브 파티', '타임 투 록' 등은 물론,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을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서바이벌 음악 예능이라는 장르를 정착시켰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그는 Mnet의 국장까지 오르며 스타 PD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 2017년 당시 음악 외에도 콘텐츠 다각화를 통해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체로 거듭나려는 YG 엔터테인먼트의 러브콜을 받았다. 2019년 YG 엔터테인먼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동철 PD는 2018년에 양현석 당시 YG 대표 프로듀서보다 많은 9억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이는 상여금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한동철 PD의 YG 엔터테인먼트 당시 제작한 프로그램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양현석 프로듀서가 전국 기획사를 돌아다니며 인재들을 발굴한다는 콘셉트의 ‘믹스나인’은 출연자들의 인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악마의 편집으로 악명을 떨쳤다. 여기에 ‘믹스나인’을 통해 발굴한 데뷔조는 공식 데뷔조차 하지 못하고 공중분해 됐다.
이처럼 한동철 PD는 Mnet 시절부터 꾸준히 편집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한편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또한, 그의 기호에 따라 분량이 실종되거나 하지도 않은 일의 주인공으로 오해 받은 인물도 부지기수였다.
그럼에도 YG엔터테인먼트가 한동철 PD에게 고액 연봉을 주고 그를 영입한 까닭은 아마 ‘적어도 Mnet 때만큼만 해 달라’거나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이적한 후 나온 YG 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가 ‘믹스나인’이나 ‘YG전자’였다는 점은 분명 기대 이하다. 적어도 YG가 그를 영입할 때 기대 했던 ‘밥값’을 제대로 못해낸 것 듯한 모양새다.
이제 한동철 PD는 YG 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다. 양 측의 큰 잡음 없어 보이는 ‘아름다운 이별’에도 불구하고, 작품으로 보여준 한동철 PD의 YG 엔터테인먼트 내 행보는 그가 소위 말하는 ‘속 빈 강정’, ‘연봉 루팡’은 아니었는지를 충분히 의심케 한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