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18 어게인’ 이도현 “어린 윤상현 연기, 말투-걸음걸이까지 카피”

입력 2020-11-24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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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18 어게인’ 이도현 “어린 윤상현 연기, 말투-걸음걸이까지 카피”

드라마나 영화, 음악 방송을 보면 가끔 마치 ‘물 만난 물고기’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스타들이 있다. ‘언제 저렇게 연기가 늘었지?’ 혹은 ‘저렇게 노래를 잘하는 가수였나?’ 같은 생각이 드는 순간들을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JTBC ‘18 어게인’을 만난 배우 이도현이 딱 이런 ‘물 만난 물고기’ 같았다. 그는 1회부터 최종회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배우보다 많은 장면에 모습을 드러내고도 기복 없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에 대중과 매체 모두 이도현은 ‘대세’라고 불렀던 것이다.


“아무래도 이 작품에서 분량적인 면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다 보니 저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악플 때문에 상처를 받을까봐 댓글도 안 보는 편인데요. 이 작품을 하면서는 주변에서 드라마에 대한 연락을 많이 받아서 사람들의 관심을 실감했어요.”

분명 그가 받았다는 연락 중에는 ‘18 어게인’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이도현 본인에 대한 관심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첫 주연작임에도 이토록 매력 발산을 해댔으니 그에 대한 관심이 결코 적었을리 없다.

“이렇게 관심을 받을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저는 그저 김하늘 선배님과 함께 작품을 한다는 것이 그저 영광이었고 혹시 누가 되지는 않을까 그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본 리딩도 더 많이 해보고 선배님과도 계속 호흡을 맞추면서 제가 느낀 책임감이 조금씩 자신감으로 변했죠.”


이도현이 말하는 이 책임감이란 곧 부담감과 일맥상통하는 단어였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도현은 여기에서 18세 고교생 고우영으로 돌아간 홍대영(윤상현)을 연기하면서 부성애를 표현하고, 갈등을 빚던 아버지와 마음으로 화해하고, 이혼한 아내에게 느끼는 미안함과 연민을 표현해야 했다. 모두 아직 어린 이도현이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들이었다.

“감독님은 어린 대영을 연기하는 제게 ‘네가 그냥 윤상현 선배라고 생각해’라고 하셨죠, 그래서 윤상현 선배의 전작을 찾아보기도 하고 일상에서의 말투 등을 유심히 관찰했어요. 그리고 윤상현 선배님이 대본 리딩을 할 때 본인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건네주기도 하셨어요, 걸음걸이까지 따라하려고 노력했어요.”

이런 노력을 통해 이도현은 시청자들에게 18세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어린 홍대영/고우영을 납득시켰다. 여기에 노정의(홍시아), 려운(홍시우)에게 잔소리를 퍼붓는 아버지의 모습까지 무난하게 소화했다.

“아들로서 부모님에게 보여주는 마음은 쉬웠는데 아버지의 마음은 제가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으니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 때 한계를 느끼긴 했는데 최대한 실제 가족들을 대입해서 연기했어요. 또 김하늘 선배를 볼 때는 진짜 내 와이프라고 계속 생각하고, 정의나 려운이에게는 일부러 저 잔소리를 많이 했죠. 두 사람이 잘 받아줘서 연기를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이도현은 김하늘, 이미도, 김강현 등 선배 배우들은 물론 황인엽, 려운, 최보민, 노정의 등 또래 배우들이 가득한 촬영장을 오가며 활약했다. 특히, 극중 18세 고교생으로 변한 친구를 가짜 아들로 삼아 고우영으로 살게 한 김강현과의 호흡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세림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현장은 열정이 되게 넘쳤던 것 같아요, 잘 지치는 법이 없기도 하고요. 반면에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촬영은 능수능란한 선수들의 현장이라 고요한 강함을 느꼈어요. 완벽하게 촬영이 흘러가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웠죠. 특히 김강현 선배님은 처음에 제게 ‘말을 놔. 반말 안하면 다음부턴 대답 안 할 거야’라고 하셨어요. 제가 도저히 반말은 못할 것 같다고 했는데 그걸 이해해 주시고 절 계속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그 덕에 편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죠.”


이도현은 또래들의 에너지를 받고, 선배들의 배려를 받으며 ‘18 어게인’ 주연으로서의 경험을 쌓았다. 그에게 주어진 대세라는 수식어와 쏟아지는 관심이 아직 어색하지만 주연을 맡아본 경험은 그의 배우 커리어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처음에 ‘도현아 너 이 작품 하게 됐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기대감, 설렘과 함께 긴장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를 갈고 더 열심히 준비했어요. 촬영 초반에는 ‘그동안 내가 쌓아온 걸 다 보여줘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뭔가를 하지 않아도 상대 배우, 스태프들과의 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게 있다는 걸 배웠어요.”

이제 그는 ‘18 어게인’의 고우영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길에 섰다. ‘기대주’ 혹은 ‘대세’ 같은 칭찬들이 이도현의 정신을 쏙 빼놓을 때면 그는 배우의 길을 걷고자 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다시 되새긴다.

“제 배우 인생의 모토는 ‘사람을 살리는 배우가 되자’에요. 누군가 저의 연기를 보고 힘을 얻어서 힘든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가야지라는 마음을 먹게 된다면 좋겠어요. 앞으로 제가 흔들리는 때가 오면 이렇게 제가 왜 배우가 되고 싶었는지를 떠올릴게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위에화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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