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비 판매 관련 말 바꾸기 사과는 없고 예술 해명만
솔비 케이크 표절 논란에 “책임감·무게감 가질 것”
솔비 스스로 자초한 비판 무덤
또 시원치 않은 ‘말장난’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케이크 표절 논란에 구체적인 해명과 사과를 하지 않는 솔비(권지안)에 관한 이야기다.솔비 케이크 표절 논란에 “책임감·무게감 가질 것”
솔비 스스로 자초한 비판 무덤
솔비는 지난해 12월 22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요즘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제빵실에서 케이크 만드는 거에 푹 빠져 있다. 너무 실험적인가. 주문도 받아요”라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케이크를 만드는 솔비 모습이 담겼다. 문제는 당시 솔비가 만든 케이크였다. 해당 케이크 디자인이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의 ‘Play-Doh’를 따라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거친 질감과 색감 표현, 그리고 전형적인 시트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쌓아 올린 듯한 모습이 매우 흡사하다는 반응이다.
이에 솔비는 26일 처음 올린 게시물을 수정했다. “주문도 받아요”라는 글과 관련 해시태그를 모두 삭제한 솔비는 “해당 케이크는 아이들 클레이 놀이하는 걸 보다가 제프쿤스 ‘play-doh’ 작품을 보고 영감받아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나만의 케이크를 만들어봤다. 사실 이렇게 이슈가 될 지 몰랐다. 참고로 인스타그램에 올린 케이크는 판매용이 아니다.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제프 쿤스처럼 나 역시 이 자유로운 발상을 케이크로 전환해봤다”고 해명했다. 분명 ‘주문 받는다’고 하더니 판매용이 아니라고 했다.
여기에 마치 오마주 해명에 명분을 더하듯 앤디워홀 퍼포먼스까지 따라했다. “Just a cake”라는 게시물과 함께 무심하게 자신이 만든 케이크를 먹는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솔비의 어설픈 해명은 논란만 키웠다. 솔비는 해당 케이크가 판매용이 아니라고 했지만, 판매를 진행한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V업체 온라인몰에는 ‘청키케이크 에디션’이라며 솔비가 만든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 유도를 위한 설명에는 ‘솔비 레터링 주문제작’이라는 문구 명시됐다. 해당 케이크는 솔비 케이크 표절 논란 이후 판매를 중단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솔비는 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사과가 아닌 예술에 빠진 한 개인의 감상주의였다. 솔비는 “2020년도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상처와 아픔이 가득한 한해였다. 화려해보이는 외면과 다르게 상처받고 미완성의 불안정한 케이크 모습은 2020년도를 겪은 현대인들의 초상이다”라며 “예쁘게 진열되어 있는 획일화된 케이크를 보니 팝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이 떠올랐다. 팝아트가 가진 경쾌하고 화려한 형태의 이면에 숨겨진 외로움과 고독이 감사와 축하의 순기능을 잃어버린 환영받지 못한 나의 케이크에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썼다.
그러면서 “제프쿤스…. 표절하고 싶었다면 내가 그를 선택했을까. 코로나로 인해 기능을 잃어버린 세상처럼 2020년 마지막날, 나도 케이크도 그 기능을 상실했다. 그렇게 또 한해가 마무리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다. ‘마르셀 뒤샹은 변기를 보니 샘이 떠올랐다. 제프쿤스는 찰흙을 보니 조각품이 떠올랐다. 난 그의 조각품을 보니 케이크가 떠올랐다. 앤디워홀의 영상을 보니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다시 케이크를 보니 2020년 많은 이의 모습이 떠오른다’”라고 적었다.
감상에 빠져 본질을 모르는 이야기를 수차례 이야기한다. 이는 13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솔비는 케이크 표절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앞으로 무엇을 하더라도 무게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겠다 싶다”고 말했다.
주문을 받는다고 업체 홍보 해시태그까지 걸어놓고, 판매용 아니라며 펄쩍 뛴 솔비는 이제 예술혼을 불어넣는 아무말을 쏟아낸다. 애초 깔끔하게 사과하고 정리하면 될 일을 혼자 오마주 환상에 빠져일까.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서 전공자들의 홀대에 서운함을 드러낸 솔비는 오히려 예술 환상에 빠져 본질을 읽지 못하는 수준에 이른 듯하다. 소속사 역시 방송 리뷰 자료를 내놓으면서 ‘케이크 표절’ 논란만 쏙 빼고 전달하는 꼼수로 대중 기만에 앞장선다.
솔비 케이크 표절 논란은 솔비가 자초했고, 아직 ‘판매 말장난’에 대한 사과는 여전히 없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