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오미주 역의 신세경은 기선겸(임시완)과는 서서히 가까워지는 커플 케미를, 서단아(최수영)과는 갑을 관계에서 앙숙으로, 또 묘한 우정을 지닌 친구 사이를 보여줬다. 다른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여자 캐릭터들이 한 남자를 사이에 둔 연적(戀敵) 관계로만 그려졌던 걸 생각하면 이 또한 이색적이다.
“관계성 맛집인 우리 드라마 속 놓칠 수 없는 케미스트리가 바로 단미(단아와 미주)관계라고 생각해요. 대본으로 그 두 사람을 보았을 때에도 참 웃기고도 귀여운 관계다 싶어서 많이 기대하고 있었는데 드라마 속 살아 움직이는 단미(단아+미주)는 지금 말씀드린 그 느낌이 충분히 드러남과 동시에 탄산수 한 모금을 더 한 느낌이 났던 것 같아요.”
그의 평가대로 서단아 역을 맡은 최수영은 그만의 방식으로 이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에 누구보다 서툰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신세경은 “대학교 동기인 수영이가 서단아를 맡게 되었단 소식을 알고, 무척 설렜다. 대본을 읽었을 때 서단아야말로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느껴졌기에 기대감이 더 커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드라마 속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다양한 여·여 캐릭터 구도가 최근에는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단아와 미주 구도와 비슷한 관계는 아직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제게도 새롭고 흥미로운 관계였죠. 빈틈 있는 사람들끼리 계속 티격태격하다가 의도치 않게 서로를 위로하게 되는 그 모습이 참 귀엽게 느껴졌어요. 이런 케미를 만들기 위해 따로 노력했다기 보단 늘 현장에서 서로가 편한 방향으로 아주 자유롭게 합을 맞췄고, 그런 편안함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런 온’ 스스로가 자신했던 ‘케미 맛집’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던 것은 신세경과 최수영이 만든 ‘단미’의 관계성 때문이다. 신세경은 이에 서단아를 맡았던 최수영을 “서단아 그 자체였다”고 극찬했다.
“수영이가 해온 다른 작품들도 물론 보았기 때문에 얼마나 멋진 배우인지는 진작 알고 있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현장에 머물면서 상상 이상으로 유연하고 센스 있는 배우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요. 워낙 잘 듣고 잘 보고 섬세하게 캐치하는 능력이 뛰어난 데다, 늘 고민하고 연구하는 성실함까지 가진 친구에요. 개인적으로는 성격적인 면에서도 닮고 싶은 부분을 많이 지닌 친구이기도 하고요. 현장에서 제가 많이 의지했고 배웠던 것 같아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나무 엑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