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안젤리나 졸리, 여성 액션 선입견에 통쾌한 펀치 (리뷰)(종합)

입력 2021-05-0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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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액션과 감정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전설의 귀환을 알렸다.

4일 오전 10시 서울시 용산 CGV에서 안젤리나 졸리 신작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화재 진압 실패의 트라우마를 지닌 소방대원 한나가 두 명의 킬러에게 쫓기는 거대 범죄의 증거를 가진 소년을 구하기 위해 산불 속에서 벌이는 필사의 추격을 그린 범죄 스릴러다. 안젤리나 졸리와 니콜라스 홀트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시카리오’, ‘윈드 리버’ 테일러 쉐리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년 만에 복귀한 안젤리나 졸리는 공수소방대원 한나 역을 맡아 치열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정치집단의 표적이 된 아버지를 따라 영문도 모르는 채 킬러에게 쫓기는 코너 역은 핀 리틀이 연기한다. 니콜라스 홀트는 졸리와 소년을 쫓는 냉혈한 킬러로 변신, 데뷔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다.

한나는 대형 산불 화재로 동료를 잃은 슬픔과 아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으로 트라우마를 얻게 된 인물. 반복되는 악몽과 공황 상태에 시달린다. 겉으론 활발한 척 대원들을 이끄는 ‘보스’로 군림하지만 트라우마에 발이 묶이고 슬픔에 갇혀 살아간다. 그런 한나 앞에 코너가 나타난다. 정치범에 연루된 코너의 아버지는 킬러들에게 추격 끝에 살해당한다. 아버지는 아들 코너에게 “비밀을 알려야 한다”며 킬러들이 쫓고 있는 단서를 코너에게 건넨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코너. 하지만 킬러들은 이내 코너가 살아있는 정황을 포착한 뒤 다시 추격한다. 이들은 지역 경찰의 시선을 따돌리기 위해 대형 산불을 내는 극악무도함을 보이기까지 한다.

한나와 코너는 산불과 킬러, 죽음과 죽음 사이에서 달린다. 거대한 불길이 앞을 막고 산불을 피하자니 킬러가 거리를 좁혀온다. 이들의 여정 속에서 한나는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는 까맣게 잊은 채 코너와의 생존에 집중한다. 코너는 한나에게 치유였고, 한나는 코너에게 생존이었다. 이들의 동행이 과연 어떠한 결과를 맞았을지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에는 다양한 액션신이 등장한다.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대형 산불이 CG가 아닌 실제 산을 태워 만든 장면이라는 것. 쉐리던 감독은 사막에 숲을 짓고, 나무에 가스 장치를 연결해 불을 조절했다. 덕분에 배우들은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영상에 담긴 안젤리나 졸리, 핀 리틀의 표정은 실제 재난 상황에 닥친 듯이 절박해보였다.

안젤리나 졸리는 시사회와 같은 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CG가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실제 불을 보고 느낄 수 있을 때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할 수 있고 관객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쉐리던 감독의 연출력에 감사를 표했다.

산 중 추격, 낙하산, 수중 연기 등 다채로운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 연기도 관전 포인트다. 트라우마를 가진 한나의 액션에는 감정 연기도 필요했다. 실제 졸리는 “액션과 감정 표현을 동시에 해야한다는 점이 어려웠다”고 토로한 바 있다. 졸리는 섬세한 표현력으로 감정과 액션 두 가지를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 핀 리틀의 짙은 감정 연기가 두 사람의 동행에 여운을 더한다. 극중 코너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꾹꾹 참아낸다. 당장 생존이 달린 상황에 투정을 받아줄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떨리는 입술과 두 눈에 가득 고인 눈물이 먹먹함을 안긴다.


영화를 보기 전 “여성 소방대원으로서 어떠한 관점으로 액션을 준비했을까”를 고민했다. 하지만 이질감 없이 액션을 소화하는 졸리를 보며 여성과 남성의 액션을 구분하고 젠더에 비추어 액션 연기의 차이점을 찾으려고 한 기자의 고민이 오히려 구시대적으로 느껴졌다. 한 마디로 편견에 기반 한 쓸데없는 궁금증이었다. 안젤리나 졸 리가 대단한 배우라는 걸 새삼 깨달을 뿐이었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5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한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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