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파이프라인’ 서인국 “내가 봐도 희한한 얼굴” (종합)

입력 2021-05-29 08:1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DA:인터뷰] ‘파이프라인’ 서인국 “내가 봐도 희한한 얼굴” (종합)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하네요. 코로나19 시기에 영화가 개봉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기분 좋습니다.”

배우 겸 가수 서인국이 타는 목마름 끝에 영화 ‘파이프라인’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데뷔작 ‘노브레싱’(2013) 이후 8년 만에 극장에 내건 두 번째 작품.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강남 1970’ 유하 감독의 신작으로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다. 2019년 이미 촬영을 마쳤지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약 2년 만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유하 감독님과 작품을 하게 돼 너무 감동적이에요. 사실 ‘파이프라인’ 이전에 함께하려고 했던 작품이 있었는데 엎어졌었어요. 감독님이 이렇게 헤어지기 아쉽다며 ‘파이프라인’을 제안해주셨죠. 대본도 너무 재밌고 소재도 신선한 거예요. 감사히 받아들였죠. 수정에 수정을 거치는 과정이 있었는데 아주 작은 것에도 제 의견도 많이 물어봐주시고, 믿어주시고, 불편함 없도록 많이 배려해주셔서 좋았어요.”


서인국은 ‘파이프라인’에서 도유 업계 최고 천공 기술자이자 작전을 이끄는 총괄 팀장 ‘핀돌이’를 연기했다. 자신과의 싱크로율은 3~40%. ‘핀돌이’의 민첩한 면모는 본래 모습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님이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게 매력적이라며 앵글 안에서 잘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핀돌이가 고민하는 찰나는 짧게, 눈빛 하나로 고민을 끝내는 특징이 있어요. 두뇌 회전이라든가 즉각적인 표현법이 저와 비슷해요. 다른 점은 저는 핀돌이만큼 예의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하. 하지만 핀돌이처럼 제가 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려고 해요. 핀돌이가 부러운 부분도 있고 말리고(?) 싶은 부분도 있네요.”

서인국은 기자간담회 당시 유하 감독이 “서인국이 꽃미남이 아니라서 처음에는 관심 없었는데 매력이 많더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유쾌하게 웃으며 인정했다. 그는 “당황하진 않았다. 나도 스스로 희한하게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보면 잘생겨 보일 때도 있고 못생겨 보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님이 그런 희한한 부분을 좋아해준 것 같다. 잘생김으로 확 와닿기보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고 하셔서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핀돌이’가 땅굴을 탈출하는 장면에서 정말 못생기게 나왔는데 만족했어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 속에 탈출하는 설정이었거든요. 욕심이 많이 나서 극한의 얼굴을 표현하려고 악바리로 힘을 썼더니 압력이 온몸 구석구석 퍼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컷 하고 쉬는 시간에 손가락에 마비가 올 정도로요.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어요. 자잘한 부상은 있었지만 아찔했던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서인국을 비롯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피 땀 눈물’이 고스란히 담긴 ‘파이프라인’. 서인국은 “땅굴 설정상 폐쇄된 공간에서 촬영하니까 숨이 확 막힐 때도 있었고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다. 고생한 게 영화에 잘 드러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서인국은 “연기의 매력은 여러 직업과 극한의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다채로운 장르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연기적 고민도 언급했다. 그는 말을 빠르게 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다면서 사투리 말투도 항상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가수 컴백과 관련해서는 “나도 아쉽다. 가수로 데뷔한 지 13년 정도 됐는데 아직 정규 앨범이 없다. 개인적으로 작업실도 만들었고 음악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꼭 좋은 음악으로 정규 앨범도 내고 싶다”고 말했다.

롤모델은 엄마를 꼽았다. 서인국은 “엄마가 폐지 줍는 일을 하면서 우리를 힘들게 키우셨다. 내가 데뷔한 후에도 일을 계속 하셨다. 일하면서 사람 만나는 게 즐겁다고, 쉬기 싫다고 하시더라. 나도 쉬면 몸살 나고 아픈 스타일이다. 유전적인 게 있는 것 같다”며 ‘열일’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