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이 깊고 짙어진 감성을 장착하고 돌아온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연출 허진호 박홍수 극본 김지혜) 제작진은 19일 진한 울림을 안기는 전도연의 캐릭터 포스터와 티저 영상을 동시 공개했다. 쓸쓸하고 아련한 눈빛에 담긴 가슴 시린 서사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며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인간실격’은 인생의 내리막길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전도연 분)과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강재(류준열 분), 격렬한 어둠 앞에서 마주한 두 남녀가 그리는 치유와 공감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풀어낸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부정’의 캐릭터 포스터와 티저 영상은 기대감에 불을 지핀다. 부정의 형용할 수 없는 고독과 슬픔, 고통과 좌절을 단 한 컷에 녹여낸 캐릭터 포스터는 전도연의 저력을 확인시켜 준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얼굴과 무기력하고 초점 없는 눈빛에서는 부정의 녹록지 않은 인생이 엿보인다. 자신 앞에 드리운 어둠 속에서 그저 묵묵히, 겨우 버티고 서있는 듯한 부정의 모습은 위태롭기까지 하다. 여기에 ‘아내, 며느리, 딸 그리고 대필작가 그 속에 나는 없었습니다’라는 문구는 그의 내면을 가득 채운 상실감과 공허함을 함축하며 궁금증을 더한다.
함께 공개된 캐릭터 티저 영상은 지칠 대로 지친 부정의 삶을 보여준다. 어두운 거실 한 편에 뉘었던 몸을 일으켜 세우는 부정. 창밖 너머로 사라져가는 빛을 잠시 응시하다 무기력하게 기대어 앉는다. 이내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부정의 건조한 눈빛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빠져들게 한다. 이어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아무래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내레이션은 부정 자신처럼, 어둠의 선을 넘어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갈 이들의 사연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전도연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대필작가 ‘부정’ 역을 맡았다. 최선을 다해 걸어왔으나 인생의 내리막길 위에서 실패한 자신과 마주하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다. 투명 인간이라도 된 듯 존재감 없는, 자질구레한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부정을 통해 깊은 울림을 선사할 전망.
‘인간실격’ 제작진은 “‘부정’은 상실과 불안, 공허와 고독 등의 폭넓은 감정을 오가는 인물이다. 내면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야 하는 만큼 전도연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라며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진한 감성과 현실 공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인간실격’은 영화 ‘천문’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의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과 영화 ‘소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건축학개론’의 김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은 9월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