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관객을 모은 ‘모가디슈’에 이어 여름 기대작으로 꼽히는 ‘싱크홀’과 ‘인질’(위쪽 사진부터)이 각각 11일과 18일 개봉하면서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NEW
개봉 7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
입소문에 역주행…관객 증가세
11일 ‘싱크홀’ 18일 ‘인질’ 개봉
영업제한 불구 관객 기대감 증가
한국영화 ‘여름 기대작’ 잇따른 개봉입소문에 역주행…관객 증가세
11일 ‘싱크홀’ 18일 ‘인질’ 개봉
영업제한 불구 관객 기대감 증가
영화 ‘모가디슈’가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올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 됐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관객이 영화를 찾고 있어 향후 추이는 물론 ‘싱크홀’ ‘인질’ 등 개봉을 앞둔 또 다른 기대작의 흥행 여부에도 관심을 갖게 한다. 이와 관련해 네 편의 기대작이 잇달아 개봉해 시장을 키웠던 지난해 여름시즌과 비교하는 시선도 나온다. 하지만 단순비교만으로는 올해 기대작들의 관객 동원력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흥행 역주행…입소문의 힘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는 3일 현재까지 전국 누적 103만5000여(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관객을 불러 모았다. 7월28일 개봉 이후 7일 만이다. 6월23일 개봉해 95만여명이 관람한 ‘발신제한’을 제치고 올해 한국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순위로는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상영 1주차 평일보다 2주차에 더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개봉 첫날 12만여명에서 시작해 둘째 날인 7월29일 8만9000여명, 금요일인 30일 10만8000여명이었던 하루 관객수가 2주차에 접어든 2일(월요일)에는 12만5000여명, 화요일인 3일에는 12만1000여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영화계와 극장가에서는 관객 입소문의 힘을 요인으로 꼽는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J CGV의 황재현 커뮤니케이션팀장은 4일 “실제 관객 평가지수인 CGV 골든에그지수가 ‘모가디슈’의 경우 개봉 초반 96%에서 97%로 높아졌다”면서 “상영일수를 더해가면서 대체로 지수가 낮아지는 현상과는 다른 ‘역주행’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상영 2주차 주말인 8일까지 첫 주보다 더 많은 관객이 ‘모가디슈’를 관람한다면, 일명 ‘개싸라기 흥행’의 또 다른 기록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91년 아프리카 소말리아 내전 위기에 고립된 남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탈출기인 ‘모가디슈’는 특히 30대 이상 연령층 관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유진아 팀장은 4일 “역동적 스케일과 볼거리 등도 풍부해 다양한 연령층을 끌어들인 것으로 본다”면서 “이후 n차(반복) 관람에 대한 기대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어쩌면 작년 여름시즌보다 낫다?
‘모가디슈’는 이처럼 올해 여름시즌 극장가의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11일 개봉하는 ‘싱크홀’과 18일 선보이는 ‘인질’ 역시 같은 선상에서 영화계와 극장가의 기대감을 모은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 여름시즌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6월24일 ‘#살아있다’를 시작으로 7월15일 ‘반도’, 7월29일 ‘강철비2:정상회담’, 8월5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기대작이 잇달아 개봉해 일정한 흥행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에 따라 당시 상황과 올해 여름시장을 비교해 분석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올해 전체 극장 관객이 줄어들면서 기대작의 관객 동원력에 대한 다소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온다.
하지만 영화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놓인 것은 같지만, 올해에는 4일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등으로 영화 상영 환경이 지난해보다 더욱 열악해졌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기대작들의 흥행 가능성을 점친다. 전국 571개 극장의 절반가량인 261개가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몰린 상황에 거리두기 조치로 수도권에서는 밤 10시 극장 문을 닫아야 한다는 상황에서 ‘모가디슈’의 흥행 추이는 오히려 지난해 못지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실제로 ‘모가디슈’의 상영횟수는 이 같은 제한으로 지난해 네 편의 개봉 7일째까지 수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살아있다’는 5만4800여회, ‘반도’ 8만4700여회, ‘강철비2:정상회담’ 6만3500여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7만1800여회였다. ‘모가디슈’는 4만8000여회이다. CGV 황재현 팀장은 “밤 10시 영업 제한 조치로 전체 관객수가 20%가량 줄어들고 상영횟수 역시 적다”면서 “각각 평일인 지난해 8월3·4일 극장 관객수가 19만명대였던 데 반해 오히려 올해 같은 시기에는 20만명을 넘어섰다. ‘모가디슈’가 관객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모가디슈’의 실질적인 흥행력을 방증하는 셈이다. ‘싱크홀’과 ‘인질’ 등 신규 개봉작이 이에 합류한다면 올해 여름시즌은 감염병 사태라는 제약 속에서도 지난해 못지않게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여기서 나온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