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원 더 우먼’은 배우 이원근이 4년의 ‘군백기(군대 공백기)’ 끝에 만난 작품이었다. 복귀의 떨림과 새로운 작품의 설렘 그리고 경력 단절이 낳은 두려움이 뒤섞인 오묘한 감정 속에 ‘원 더 우먼’으로 날아든 이원근. 그는 ‘원 더 우먼’ 첫 촬영 날을 떠올리며 “모든 게 리셋 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4년 사이 많은 것이 바뀌었더라고요. 오랜만이라 촬영 용어도 헷갈리고 현장도 너무 낯설었어요. 긴장되고 위축된 와중에 첫 촬영 주간에 10부까지 분량을 한 번에 찍었어요. 낯가림도 있어서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아요. 제가 긴장한 상태라는 것을 아셔서 다들 더 잘해주셨어요. 감사했죠. 카메라 각도부터 하나씩 일깨워 나가면서 촬영에 임했어요. 돌이켜 보면 좋은 분들 앞에서 왜 이렇게 어려워하고 겁먹었을까 아쉬움이 남아요.”
‘원 더 우먼’은 하루아침에 재벌 상속녀로 인생이 뒤바뀌면서 재벌가에 입성한 비리 검사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드라마다. 이원근은 타이틀롤을 맡은 이하늬의 조력자이자 그를 짝사랑하는 엘리트 검사 안유준을 연기했다.
안유준은 이원근의 ‘멜로 눈빛’으로 빛을 발한 캐릭터지만 당초 이하늬와의 멜로 라인은 예정에 없었다고. 이원근은 “감독님의 제안으로 대본을 읽어봤는데 재밌더라. 코로나 시국에 이런 드라마를 하면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기운이 날 것이고 나 또한 연기하면서 큰 기운을 얻을 수 있겠다 싶어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멜로 라인은 생각도 못했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캐릭터에 어떻게 변화를 줘야 할지 고민하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안유준의 칠전팔기 짝사랑은 일방적이기에 어쩌면 거부감을 낳을 수도 있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이원근의 순수한 눈빛과 절절한 연기가 더해지면서 설득력을 얻었다. 손 끝 하나로도 애절함을 표현하는 이원근의 짝사랑은 안방극장에 짙은 애틋함을 남겼다.
“유준이는 오랫동안 연주만을 바라보며 원했고 또 연주 덕분에 많이 배우고 성장한 인물이에요. 처음에는 연주를 응원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는데 리허설을 하다 보니 감정의 올라오고 깊이가 생기더라고요.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감정이었던 거죠. 감독님도 이렇게 표현하니까 인물의 감정이 더 깊어져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엔딩신에서도 10년을 동경하고 사랑했던 연주와 이별하는 거잖아요. 마냥 기분 좋은 감정만 나오는 건 아니더라고요. 감정이 벅차올라서 막 떨렸고 눈물이 계속 차올랐어요. 작별을 고하는 느낌이 잘 산 것 같아요.”
이원근은 극 중에서도 실제로도 연하남이다. 이하늬와 8살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멜로를 연기했다. “연상과의 연애는 어떨 것 같나”는 질문에 이원근은 “그렇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분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나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다. 어려도 생각이 깨어있을 수 있고 사회적 경험이 많아도 미성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는 우리 이름 옆에 주어진 숫자일 뿐”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연상과 연하 구분 없이 소통이 잘 되고 대화할 때 즐겁고 편안한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말했다. “설렘보다는 편안한 감정이 더 우위”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 연애할 땐 안유준처럼 다정다감한 스타일이라고. 이원근은 안유준과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언급하며 “싱크로율은 50%”라고 말했다.
“유준이는 10년 동안 연주를 짝사랑했고 수차례 고백도 했는데 그렇게는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하거나 미안해할 것 같고, 관계도 어긋날 것 같아요. 저도 짝사랑을 해봐서 유준이의 감정은 이해되지만 수차례 고백하는 건 이기적인 모습일 수도 있어요. 저라면 조심스럽게 발을 뺄 것 같아요. 닮은 점은 상대의 분위기나 심리에 맞춰서 다가가는 부분이요. 저도 눈치가 빠른 편이라…. 어떤 행동을 하면 상대방이 불편해하거나 힘들어할지 알아요.”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러운 이원근은 칭찬에도 기뻐하기보다 오히려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겸손이 미덕이라지만 조금은 관대해도 될 텐데. 이원근은 “내가 잘해서 칭찬을 받았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는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지만 그런 말씀을 들으면 스스로 더 발전하게끔 고민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연기에 내가 만족하면 발전이 없지 않나. 안주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원근은 ‘군백기’를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군대에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좋은 기운을 받기도 했다. 나를 돌아보며 내가 어떤 아들이고 친구였는지 생각하게 되더라. 인간적으로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국방의 의무도 다 마쳤으니 이제 달릴 일만 남았다. 이원근은 이제는 다방면으로 자신을 보여주고 싶다며 “기회가 온다면 예능도 서슴없이 해보고 싶다”고 관심을 드러냈다.
“최선을 다하는 배우,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도전할 수 있고 에너지가 쓰일 곳이 있다면 감사히 임할 거예요. 저와 상반되는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런 캐릭터에 끌려요. 밝고 청량한 이미지와 다르게 퇴폐미를 가진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4년 사이 많은 것이 바뀌었더라고요. 오랜만이라 촬영 용어도 헷갈리고 현장도 너무 낯설었어요. 긴장되고 위축된 와중에 첫 촬영 주간에 10부까지 분량을 한 번에 찍었어요. 낯가림도 있어서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아요. 제가 긴장한 상태라는 것을 아셔서 다들 더 잘해주셨어요. 감사했죠. 카메라 각도부터 하나씩 일깨워 나가면서 촬영에 임했어요. 돌이켜 보면 좋은 분들 앞에서 왜 이렇게 어려워하고 겁먹었을까 아쉬움이 남아요.”
‘원 더 우먼’은 하루아침에 재벌 상속녀로 인생이 뒤바뀌면서 재벌가에 입성한 비리 검사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드라마다. 이원근은 타이틀롤을 맡은 이하늬의 조력자이자 그를 짝사랑하는 엘리트 검사 안유준을 연기했다.
안유준은 이원근의 ‘멜로 눈빛’으로 빛을 발한 캐릭터지만 당초 이하늬와의 멜로 라인은 예정에 없었다고. 이원근은 “감독님의 제안으로 대본을 읽어봤는데 재밌더라. 코로나 시국에 이런 드라마를 하면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기운이 날 것이고 나 또한 연기하면서 큰 기운을 얻을 수 있겠다 싶어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멜로 라인은 생각도 못했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캐릭터에 어떻게 변화를 줘야 할지 고민하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안유준의 칠전팔기 짝사랑은 일방적이기에 어쩌면 거부감을 낳을 수도 있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이원근의 순수한 눈빛과 절절한 연기가 더해지면서 설득력을 얻었다. 손 끝 하나로도 애절함을 표현하는 이원근의 짝사랑은 안방극장에 짙은 애틋함을 남겼다.
“유준이는 오랫동안 연주만을 바라보며 원했고 또 연주 덕분에 많이 배우고 성장한 인물이에요. 처음에는 연주를 응원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는데 리허설을 하다 보니 감정의 올라오고 깊이가 생기더라고요.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감정이었던 거죠. 감독님도 이렇게 표현하니까 인물의 감정이 더 깊어져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엔딩신에서도 10년을 동경하고 사랑했던 연주와 이별하는 거잖아요. 마냥 기분 좋은 감정만 나오는 건 아니더라고요. 감정이 벅차올라서 막 떨렸고 눈물이 계속 차올랐어요. 작별을 고하는 느낌이 잘 산 것 같아요.”
이원근은 극 중에서도 실제로도 연하남이다. 이하늬와 8살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멜로를 연기했다. “연상과의 연애는 어떨 것 같나”는 질문에 이원근은 “그렇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분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나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다. 어려도 생각이 깨어있을 수 있고 사회적 경험이 많아도 미성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는 우리 이름 옆에 주어진 숫자일 뿐”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연상과 연하 구분 없이 소통이 잘 되고 대화할 때 즐겁고 편안한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말했다. “설렘보다는 편안한 감정이 더 우위”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 연애할 땐 안유준처럼 다정다감한 스타일이라고. 이원근은 안유준과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언급하며 “싱크로율은 50%”라고 말했다.
“유준이는 10년 동안 연주를 짝사랑했고 수차례 고백도 했는데 그렇게는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하거나 미안해할 것 같고, 관계도 어긋날 것 같아요. 저도 짝사랑을 해봐서 유준이의 감정은 이해되지만 수차례 고백하는 건 이기적인 모습일 수도 있어요. 저라면 조심스럽게 발을 뺄 것 같아요. 닮은 점은 상대의 분위기나 심리에 맞춰서 다가가는 부분이요. 저도 눈치가 빠른 편이라…. 어떤 행동을 하면 상대방이 불편해하거나 힘들어할지 알아요.”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러운 이원근은 칭찬에도 기뻐하기보다 오히려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겸손이 미덕이라지만 조금은 관대해도 될 텐데. 이원근은 “내가 잘해서 칭찬을 받았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는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지만 그런 말씀을 들으면 스스로 더 발전하게끔 고민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연기에 내가 만족하면 발전이 없지 않나. 안주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원근은 ‘군백기’를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군대에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좋은 기운을 받기도 했다. 나를 돌아보며 내가 어떤 아들이고 친구였는지 생각하게 되더라. 인간적으로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국방의 의무도 다 마쳤으니 이제 달릴 일만 남았다. 이원근은 이제는 다방면으로 자신을 보여주고 싶다며 “기회가 온다면 예능도 서슴없이 해보고 싶다”고 관심을 드러냈다.
“최선을 다하는 배우,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도전할 수 있고 에너지가 쓰일 곳이 있다면 감사히 임할 거예요. 저와 상반되는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런 캐릭터에 끌려요. 밝고 청량한 이미지와 다르게 퇴폐미를 가진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