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유튜버 이근(예비역 대위)이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참여하겠다고 현지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여론 좋지 않다. 시쳇말로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줄임말)라는 지적이다.
이근은 7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BOOTS ON THE GROUND #KENRHEE #이근 #이근대위 #ROKSEAL #락실 #UKRAINE #우크라이나 #VOLUNTEER #의용군”이라고 해시태그를 달며 “6.25 전쟁 당시 도와줘서 감사하다. 이제는 우리가 도와주겠다. 6.25 전쟁 당시 세계가 한국을 도왔다. 우크라이나 사람도 미군으로 참전했다. 이제는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돕겠다.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 다치고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순 없다.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도해 달라”고 적었다.
사진도 공개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현지인지 알 수 없다. 문제는 이근 행동이다. 앞서 외교부는 우크라이나를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외교부 등 관계 부처 허락 없이 여행금지 국가에 입국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근은 우크라이나 참전을 피력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희망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단호한 입장이다. 여권 무효화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자 이근은 “살아서 돌아온다면 내가 다 책임지고, 주는 처벌을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우선 이근이 말한 우크라이나가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우리를 도왔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우크라이나는 당시 소련(소비에트 연방) 소속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적국이나 다름없다. 일부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등이 미군에 참여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한국전쟁에서 우리를 도왔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르다.
또한, 이근은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을 요청했다. 국제 정서를 전혀 모르고 하는 ‘헛소리’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한다. 이근이 딱 그 꼴이다. 이미 많은 나라가 경제 제재 등 참전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참전하지 않는다. 자국 경제 등 외교적인 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인접국(벨라루스 제외)도 전쟁을 예의주시할 뿐 직접 참전하지 않는 것도 그 이유다. 이근은 무모하게 의용군 참여 의지를 밝혔고, 이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생떼를 부리고 있다.
덕분에 국내 여론도 좋지 않다. 이근을 향한 질타가 쏟아진다. 민감한 문제를 개인이 결정하고 이를 국가차원에서 지원을 요청하는 사고방식을 질타하고 비판하고 있다. 관계부처 등의 승인이나 허락도 없이 출국한 행동에 비판도 쏟아진다. SNS, 유튜브 등 ‘돈벌이 수단’으로 현지를 찾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근을 옹호하는 이들도 소수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근의 무모함에 대한 질타와 비판을 쏟아낸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