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손가락, 갈기갈기 찢겨…신창원 어린 시절과 닮아” (떡볶이집)[종합]

‘떡볶이집 그 오빠’ 프로파일러 출신 표창원이 걸어온 길이 공개됐다.

15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떡볶이집 그 오빠’는 ‘요즘 어른’이라는 주제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경찰대학교 학생, 대한민국 대표 프로파일러, 정치인 등 수많은 길을 걸어온 범죄 심리 분석가 표창원이 출연해 ‘어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줘 눈길을 끌었다.

먼저 표창원은 상당히 혼란스럽고 고민이 많았던 청소년기에 대해 언급했다. 표창원은 “체력장을 하지 않냐. 교실에 있는데 축구부 친구가 부반장이던 제게 친구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자고 했다”면서 “체육실에 경기용 화약이 있더라. 화약을 채워놓고 촛농으로 막고 불을 붙이는데 화약이 터진 후 부터 아무 느낌이 없었다. 친구들은 모두 슬로모션으로 보이고, 제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어서 보니 세 손가락이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학교에서는 표창원을 퇴학시키려고 했었지만, 그의 담임 선생님은 달랐다. 표창원은 “담임 선생님께서 애가 아직 어려서 판단을 어설프게 해서 그렇지 그 의도는 상당히 용기있고 정의로운 아이라고 말씀을 해주시면서 절 보호해주셨다”고 설명했다.
특히 표창원은 촉법소년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탈주범 신창원과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경찰대 교수가 되고 프로파일러가 돼 사건을 분석하다 신창원의 어린 시절 모습이 나와 닮아 있어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창원은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운영하는 가게에서 돈을 훔치기도 했다. 신창원은 동네 밭에서 수박서리하고. 아버지가 신창원을 데리고 파출소에 간다. 이 놈 처벌해달라고. 그 때 소년원에 간 게 처음이었다. 갔다 오니까 주변에서 범죄자로 낙인 찍혔다”고 신창원의 어린 시절을 전했다.

이어 표창원은 “차이는 저는 주변 어른들, 선생님도 따끔한 매를 주기도 했지만 네가 착한 애라는 걸 안다고 긍정적인 자아 정체감을 갖게 해주셨다. 고민하게 만들었다. 반성과 성찰을 하게 했다. 신창원에게는 긍정적인 인정을 해주는 요소가 없었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고 가슴을 내어주는 게 없었다. 어머니도 일찍 돌아가셨다”고 자신과 신창원의 차이점을 꼽았아 눈길을 끌었다.
표창원은 경찰대 5기 출신으로 1989년 경찰대학을 졸업했다. 청년 때부터 정의와 사명감이 투철했던 표창원은 이날 방송에서 경찰대 졸업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졸업식 날 훈련과 행사를 보이콧 했다”고.

표창원과 동기들의 보이콧은 오로지 정의와 양심 때문이었다고. 그는 “3학년 학생들이 전부 옥상에 모여서 연좌 농성을 했다. 목숨을 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 표창원은 “경찰대 졸업식엔 대통령이 오신다. 당시 연설문에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은혜를 입어\'라는 말이 있었다. 이건 아니지 않나 했다. 국민을 위한 공사지 않냐. 우린 격론을 벌인 끝에 3학년만 학장님께 연설문 수정 요청을 했다. 그걸 받아들일 때까지 졸업식을 보이콧했다. 거의 목숨을 건 거다. 결국 학장님이 바꿔주셨다”고 설명했다.

표창원은 “결국 졸업식 날 대통령과 온갖 높으신 분들이 다 와 계셨다. 국민 여러분의 하혜와 같은 은혜로 연설문이 바뀌었다. 우리들끼리 그 감동이. 서로 눈을 보며 나눴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또한, 표창원은 자신의 경찰 시절을 회상하며 남들과는 달랐던 마음가짐과 신념에 대해 그는 “범죄 수사 말고는 관심이 없었다. 승진도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표창원은 “경찰 생활이 한계가 있었다. 결국 영국 유학을 선택했다. 거기서 프로파일링이란, 듣고 보도 못한 게 있었다. 실전과 이론을 동시에 공부했다. 너무 배울 것이 많이 휴직 신청을 하고 자비로 박사과정까지 마쳤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표창원은 성공 요인에 대해 “솔직함이다. 왜 자기들이 실패했는지 터놓고 복기하고 분석하면서 다시 그 과오를 반복하지 않게 정리해놓은 게 이론이고 논문이고 기법이고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표창원은 프로파일러 권일용과의 친분도 언급하면서 “권일용 형사와 동갑이다. 일용이라고 부른다”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사진=MBC에브리원 ‘떡볶이집 그 오빠’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