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소현이 ‘조용한 ADHD’라는 진단을 받고 눈물을 쏟았다.
8일 밤 9시 30분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방송인 박소현의 고민이 공개됐다. 특유의 화사하고 밝은 에너지로 상담소 문을 두드린 박소현. 그는 심각한 건망증 때문에 오은영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박소현은 주변 사람들 얼굴은 물론 과거 지인들과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해 인간관계에 큰 어려움을 느낀다며 “제가 라디오를 한 지 20년이 됐다. (같이 일했던) PD가 몇 년만에 돌아왔는데 기억이 안나더라”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또 박소현은 상담소 수제자인 이윤지와 박나래가 박소현의 라디오에 여러 차례 출연했던 것조차 그녀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으며, 정형돈을 구면으로 착각해 반말로 인사를 건네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박소현의 절친 박나래는 이런 그녀가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 것 같다며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박소현은 같은 사람과 소개팅을 두 번이나 했다는 역대급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박소현의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유심히 들으며 다양한 각도로 그녀의 문제점을 추적하던 오은영은 대중없는 그녀의 기억력 때문에 문제점 파악에 난색을 표하며 “주의력 저하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건 기억력이 아니라 인식의 문제다. 기억력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순 없다. 주의를 기울일 때와 아닐 때 정보 저장의 현저한 차이가 나는 거다. 주의력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박소현에게 “행동 문제가 없는 주의력 저하, ‘조용한 ADHD’”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주의력이 떨어진다.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 기억력 문제도 아니다. 편안한 상태에서 주의 집중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 행동 문제가 없는 ADHD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날카로운 오은영의 명품 분석에 박소현은 30년 넘도록 고생한 고민의 궁금증이 풀렸다며적극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오은영은 박소현이 ADHD 증상 외에도 본인이 스스로 과부하에 걸리지 않도록 ’부정적 감정은 회피하고 있다‘며 허를 찌르는 분석을 했다. 이에 박소현은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부상으로 꿈을 포기해야 했던 이유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쏟았다. “오래 전 상처다. 이런 얘기는 친한 사람들한테도 안 하는데, 사실 제가 방송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 운이 좋아서 드라마에 캐스팅 됐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 프로그램을 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발레 이야기는 잊고 산다. 다른 사람한테 구구절절 말하고 싶지도 않다. 내 마음을 알아주길 원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오은영은 “전부였던 꿈을 포기하면서 절망, 두려움, 암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음 안에 긴장감을 잘 조절해야 할 것 같다. 항상 긴장하고 있는 거 같다. 내 감정은 내 것이고 내가 다룬다는 생각을 하고 가야 한다. 주변 가까운 사람들에게 인생에 대해 이야기 하라”며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한편 0세부터 100세까지,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을 함께 풀어보는 멘탈 케어 프로그램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4월 8일 금요일 밤 9시 30분 채널A에서 방송된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