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제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14일 방송된 JTBC ‘세계 다크투어’에서는 일본 전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잔혹한 살인 사건의 범인인 14세 소년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며 촉법소년 제도를 둘러싼 시사점을 남겼다.
이날 다크 투어리스트들은 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 이진숙과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일본 고베 현으로 떠났다. 11살 어린아이를 살해한 것도 모자라 “나는 살인이 즐거워서 참을 수 없다”는 섬뜩한 편지까지 남긴 범인의 만행에 다크 투어리스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살인범이 남긴 편지를 읽는 이정현의 살벌한 연기력이 더해졌다.
다크 투어리스트들은 과연 누가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건 장소로 출동, 현장에 남겨진 단서를 분석하며 추리 열정을 불태웠다. 일본 유학파 출신 이정현은 편지에 남겨진 ‘사카키바라’라는 범인 서명을 통해 ‘술을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새로운 가설을 세워 다크 투어리스트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일본 경찰을 우롱하듯 “나는 이 게임에 목숨을 걸고 있다”는 살인범의 두 번째 편지가 신문사에 도착했다. 세상을 향한 분노가 느껴지는 범인의 편지는 결정적 단서가 됐고 결국 살인범은 경찰에 체포됐다. 하지만 범인이 성인 남성일 것이라는 다크 투어리스트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범인은 바로 중학교에 재학 중인 14살 소년 아즈마였던 것.
심지어 그의 손에 살해당한 피해자가 아즈마의 동생 친구였다는 점이 밝혀져 충격은 배가됐다. 사람을 죽이고 쾌감을 얻는 것도 모자라 물론 추적을 피하고자 직접 범인상을 설정하는 아즈마의 치밀함은 모두를 섬뜩하게 했다. 일본 전역을 속인 치밀한 덫을 설치한 그의 행동에 장동민은 “일본 전역이 14살 소년에게 놀아난 것”이라며 탄식을 내뱉었다.
또한,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살인범이 된 아즈마의 속사정도 드러났다. 동생이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에게 버려졌다는 소외감을 느낀 아즈마는 의지했던 이들마저 잃고 살생을 일삼기 시작했다. 이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아즈마 사연은 다크 투어리스트들을 심란하게 했다.
이렇게 끔찍한 범행에도 당시 16세 이하 청소년은 처벌할 수 없다는 법에 따라 아즈마는 교화시설인 소년원에 수감됐다. 또한, 아즈마 사건을 비롯한 소년범죄의 발생으로 인해 일본 사회에서도 소년법 개정 필요성을 실감했다. 마침내 소년원 송치 연령의 하한을 14세 이상에서 12세 이상으로 조정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발생했다.
대한민국에서도 최근 청소년들의 강력 범죄가 다수 발생 중이다. 이진숙은 “소년범죄는 정답이 없는 문제”라며 “소년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정서적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온 마을이 무심하면 한 사람을 망칠 수 있다”며 주변 아이들을 향한 사회와 가정의 관심을 촉구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