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X’ 권상우 “안 웃기면 은퇴 약속, 안 지켜도 되겠어요”

입력 2022-10-0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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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위기의 X’에서 망가짐을 불사한 배우 권상우가 “코믹 연기를 할 때 가장 즐겁다”며 웃었다. 사진제공|웨이브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위기의 X’ 권상우

고난의 40대 회사원 분투기 그려
탈모·발기부전도 ‘웃프게’ 소화
나에게 활력을 불어넣은 드라마
시청자에게도 위로 줄거라 확신
“은퇴는 좀 미뤄도 될 듯합니다. 하하하!”

배우 권상우(46)가 호탕하게 웃었다. 지난달 2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 ‘위기의 X’ 제작발표회에서 “웃기지 않으면 은퇴하겠다”던 ‘폭탄선언’에 대한 뒤늦은 ‘입장’이다. 최근 6부작을 모두 공개하고 “주변에서 좋은 반응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사실은 안 웃기면 어쩌나 싶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은퇴 운운은 ‘위기의 X’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다.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나에게 활력을 불어넣은 드라마가 시청자에게도 분명히 동질감과 위로를 줄 거라 믿었다”며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나도 가장이니까 공감해”

그는 극중 ‘망가짐’도 불사하면서 희망퇴직, 주식 폭락 등 각종 고난을 마주한 40대 회사원의 고군분투기를 유쾌하게 그렸다. 탈모와 발기부전에 시달리는 모습도 ‘웃프게’ 소화한다. 권상우는 “가장의 마음으로 크게 공감하며 연기했다”고 돌이켰다.

“면접관 앞에서 래퍼 비오의 ‘카운팅 스타’를 열창하는 장면이 나와요. 촬영하면서도 정말 민망하더라고요. 근데 주인공은 가장이니까 얼마나 절실해요. 그깟 자존심 구겨지면 어때요. 저도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그 마음을 백번 이해하며 연기했어요.”

가장의 애환을 담아낸 남편의 연기에 아내 손태영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권상우는 “작품에 대한 평가는 좀처럼 하지 않는 아내로서는 최고의 극찬”이라며 웃었다. 극중 이해심 많은 아내 역은 임세미가 맡았다.

“주식 실패로 큰돈을 날려도 제 등짝 한번 때리고 말아요. 사실 아내가 딱 그래요. 저도 ‘주식 떡락’의 아픔을 경험했는데 아무 말 안 하더라고요. 하하! 아내는 제 모든 선택을 존중해줘요. 아내가 시키는 건 곧바로 착착 해내는 남편이죠.”


●“나의 출발은 코미디”

사실 권상우는 2017년 KBS 2TV ‘추리의 여왕’부터 영화 ‘탐정’ 시리즈와 ‘히트맨’ 등 다수의 코미디 장르를 소화했다. 그는 “코믹 연기를 할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며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 이름을 처음 알린 작품이 2003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예요. 그러니 코미디가 제 출발이죠. 현장에서 제작진, 동료들과 의견을 모아 코믹한 장면 하나 만들어내면 정말 다 쏟아 부은 느낌이 들어요. 저와 잘 맞는 또 다른 코미디 작품을 만난다면 신명나게 놀 자신이 있어요.”

그는 이미 톱스타의 자리를 굳힌 20대 시절을 돌아보며 “그때보다 자유롭게 연기하는 지금이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우성, 이정재 등을 보며 제작자의 꿈도 새로 키워가고 있다. 최근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수를 설립해 작품을 개발 중이다.

“훗날 제가 세상에 없을 때 아이들이 제 작품을 하나씩 꺼내 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어요. 매 작품이 소중하고 절실한 이유죠. 언젠가는 제 장점을 잘 녹여낼 작품도 직접 제작하고 싶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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