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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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미국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상을 겨냥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을 바탕으로 명성과 권위를 인정받는 세계적 영화상 트로피를 거머쥘지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2020년 ‘기생충’으로부터 시작된 영화와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성과로도 기대를 모은다.


●4년 연속 한국어 작품 후보 지명

‘헤어질 결심’이 최근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의 비영어권 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내년 1월 10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시상식에서 독일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비롯해 아르헨티나의 ‘아르헨티나, 1985’, 벨기에의 ‘클로즈’, 인도의 ‘RRR:라이즈 로어 리볼트’와 경쟁한다.

‘헤어질 결심’은 이 부문에 오른 두 번째 한국영화다. 앞서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수상했다. 또 윤여정이 주연해 미국 이민 한인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미국영화 ‘미나리’가 지난해 수상한 것까지 포함하면 세 번째 한국어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와 함께 TV드라마 부문에도 시상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올해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등 3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오영수가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케이(K) 콘텐츠의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헤어질 결심’이 수상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오스카 트로피 향한 중요 관문

‘헤어질 결심’의 골든글로브 후보 지명은 미국 아카데미상을 향한 전초전이기도 하다. 내년 3월 13일 열리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앞선 다양한 현지 영화상의 결과가 오스카 트로피의 향방을 가늠하게 하는 잣대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헤어질 결심’은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미국 뉴욕국제영화제에 초청되고, 워싱턴DC 비평가상(외국어영화상), 보스턴 비평가상(편집상) 등을 수상했다. 전미비평가위원회 선정 ‘올해의 외국어영화’ 톱5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노리게 된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과 주연 박해일, 탕웨이 등은 아카데미상 수상자(작) 선정 투표권을 가진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기 위한 홍보프로모션 활동, 일명 ‘오스카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헤어질 결심’이 “한국의 마에스트로 박찬욱 감독의 정점”이라면서 “‘기생충’과 올해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드라이브 마이 카’에 이어 아시아영화의 오스카 행보를 이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