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권리 강화”…변화의 바람 부는 연예계

입력 2022-12-3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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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박수홍·이승기·오메가엑스 등 소속사 분쟁 계기
“부당한 스케줄 강요 등 법률상담 문의 부쩍 늘어”
최근 연예계가 ‘소속사 분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수 이승기, 방송인 박수홍, 그룹 오메가엑스 등이 소속사로부터 정산, 인권 등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직접 법정분쟁 등을 통해 사태 해결에 나서면서 연예계 곳곳에도 관련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승기는 최근 데뷔 후 18년간 한 번도 음원 및 음반 수익을 정산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후크엔터테인먼트(후크)에 미정산 관련 내용증명을 보내고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와 함께 권진영 대표 등을 업무상횡령,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이후 후크 권진영 대표는 음원 사용료 정산 누락을 인정하며 “기지급 정산금 13억 원 등 이자 포함 54억 원 상당의 음원 수익 미지급금을 전부 이승기에게 돌려줬지만, 더 큰 돈을 요구받아 소송 중”이라고 밝혔다.

이승기는 지난달부터 JTBC 오디션 예능프로그램 ‘피크타임’을 촬영하는 등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직접 관련 진행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승기 측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가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사태가 여러 건의 민·형사소송이 얽혀있어 결론을 맺기까지 3∼4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소속사와 분쟁을 시작한 박수홍과 오메가엑스도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박수홍은 지난해 6월 30여 년간 매니저로 일한 친형이 116억 원에 달하는 출연료 등을 가로챘다며 횡령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해 재판 중이다. 오메가엑스는 소속사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의 대표가 상습적 성추행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했다면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낸 상태다.

박수홍과 오메가엑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29일 “앞선 사례에 힘입어 최근 많은 연예인이 정산, 소속사의 가혹 행위 문제, 폭언, 부당한 스케줄 강요 등에 대한 문의를 하고 있다”며 “권리와 책임의식이 강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거에는 소속사 대표와 연예인이 친분을 바탕으로 전속계약을 맺었고, 이를 악용할 소지도 높았다”며 “최근 정산 관련 문제가 화두에 오르면서 인식이 많이 개선됐고, 연예인들이 회계사를 고용해 소속사와 정산 문제를 해결하는 해외 방식이 국내에도 점차 퍼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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