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독한 토크, 뻔하지 않은 섭외…장수 비결!

입력 2023-01-1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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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PD와 방송인 김국진, 김구라, 유세윤, 안영미(왼쪽부터)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라디오스타’ 8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오랜 시간 사랑해준 시청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MBC ‘라디오스타’ 800회 원동력은?

16년 동안 출연자 1434명 다녀가
박나래·류승수·솔비 등 스타 발굴
이 PD “선 지키면서 날것 드러내”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

매주 생존을 갈구하며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가 반전의 역사를 쓰고 있다. 2007년 5월 30일 첫 방송한 프로그램은 16년간 1434명의 출연자를 만나면서 18일 800회를 맞이했다. ‘황금어장’의 한 코너로 문을 연 당시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에 밀려 5분 남짓 방송하는 굴욕도 맛봤지만, 2011년 10월 ‘라디오스타’의 간판을 올린 뒤로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덕분에 방송가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토크쇼 포맷으로서 촌철살인의 매력을 유지해온 프로그램의 인기도 재평가 받고 있다.


●“시청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로”

‘원년 멤버’인 방송인 김국진과 김구라는 2019년과 2021년 각각 합류한 방송인 안영미, 유세윤과 4MC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독설가 이미지를 가진 김구라를 앞세워 출연자에 관한 소문이나 출연 작품 비화 등을 거리낌 없이 물어보면서 “매운맛 방송”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출연자가 이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곤란해 하는 장면이 웃음 포인트로 꼽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8일 “‘라디오스타’는 시청자가 듣기 원하는 스타들의 진면모를 끌어냈다”며 “앞서 출연자가 편한 이야기를 주로 다뤘던 토크쇼 포맷의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다만 출연자를 몰아붙이며 재미를 일으키는 방식이 일각에서 “무례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최근 공격성(?)을 다소 누그러뜨린 모양새다. 연출자인 이윤화 PD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8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바뀐 트렌드에 맞게 시청자가 최대한 불편하지 않은 선을 지키면서 날것을 드러내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구라도 “이전보다는 순해졌지만 태생적으로 형성된, 다른 토크쇼에 비해 독하고 강렬한 색깔은 아직 유지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라스’ 스타 박나래, 대상까지!”


프로그램은 톱스타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아도 매회 주제에 맞는 연예인들을 폭넓게 섭외해왔다. 게스트를 중심으로 매주 바뀌는 주제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더해 호평을 이끌었다. 2018년 ‘샘 N 샘즈’ 특집에 방송인 샘 헤밍턴, 샘 오취리, 요리사 샘 킴에 접속사 역할로 그룹 빅스의 멤버 엔(차학연)을 섭외하는 식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게스트 구성에 신선한 기획을 첨가해 탄탄한 대본을 구성한 게 오랜 방송의 원동력”이라면서 “이를 통해 뻔하지 않은 게스트를 내세워 토크쇼 포맷의 한계도 벗어났다”고 호평했다.

자연스럽게 ‘라디오스타’로 빛을 본 스타들도 나왔다. 예능 출연이 전무하던 배우 류승수, 서현철 등이 프로그램으로 입담을 발휘해 활동 영역을 넓혔고, 7번 출연한 가수 솔비 등도 예능스타로 거듭났다.

김국진은 “박나래가 2015년 처음 출연해 화제에 오르면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설 수 있었다”면서 “결국 그가 2019년 MBC에서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걸 보니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안영미는 “게스트로 출연해서 여기까지 온 나도 ‘라디오스타’의 최대 수혜자”라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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