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식어가 필요 없는 ‘엄정화’가 ‘차정숙’으로 불리는 요즘이다.
엄정화는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종영 인터뷰에서 “내가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대중들이 나를 보면 ‘엄정화다!’라고 했는데 최근에는 너무 반갑고 친근하게 ‘차정숙~’이라고 한다. 내 인생캐릭터는 ‘차정숙’이다”라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축제 무대에 섰는데 관객들이 나를 ‘차정숙’이라고 부르더라. 30년 동안 일을 했지만, 드라마로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고 사랑받은 적이 없어서 이런 친근한 반응이 새롭다. 가족들도 너무 좋아한다.”
엄정화가 ‘닥터 차정숙’을 선택한 이유는 ‘공감’에 있었다. 그는 “나도 차정숙과 비슷한 세대고, 글을 받자마자 ‘이걸 꼭 해야 해’라는 생각을 했다. ‘100세 시대에 50이면 청춘이지’라는 대사에 정말 공감을 했다”라고 작품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드라마에도 나오지만 현실에서도 나이에 갇히거나 나이 때문에 받는 타박이 있지 않나. 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촬영장에서 나는 괜찮은데 주변에서 ‘너무 피곤하시겠다’ ‘좀 쉬었다 가자’라고 배려를 한다. 난 그 누구보다도 체력이 좋은데…”라고 일화를 덧붙였다.
“작품이 공개되기 전에는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촬영할 때만해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줄지 몰랐고 두려운 마음으로 공개를 기다렸다. ‘차정숙’이 잘 안 되면 모든 게 다 내 탓이라는 그런 중압감이 있었다. 물론 작품 자체는 따뜻하고 재미있어서 자신 있었다. 기대하면서도 두려웠었다.”
또 “차정숙이 앞으로 나아가는 선택을 했을 때, 공감했고 힘을 얻었다”는 엄정화는 드라마 결말에도 만족했다.
그는 “누구의 사람이 아닌 혼자 선 차정숙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시청자들도 정숙이를 응원해줘서 행복했다”라며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느낀 게, 옛날이었다면 서인호(김병철 분)와 로이킴(민우혁 분) 중 누구를 선택해야했을 텐데 지금은 시청자들도 차정숙의 이혼을 바라며 응원하더라”라고 말했다.
간이식을 받는 위기에 처한 차정숙처럼, 엄정화도 40세에 갑상선 수술을 했다. 많이 외로웠고,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목소리부터 많은 부분이 힘든 시기였다. 막막했고 혼자 많이 울기도 했다. 그런데 누구나 비슷한 시기가 오지 않나. (나쁜 기운에) 잠식되지 말고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도록 마음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스스로에게 좋은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더라.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열망이 있어서 이겨낼 수 있었다.”
특히 “요즘 행복지수가 100% 중 99.9%”라며 “나이가 들 때마다 불안하긴 하다. 또 기사에 내 나이가 언급되면 ‘내 나이가 우스꽝스러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내 나이가 자랑스러워’ ‘이 나이에도 이렇게 할 수 있어’ ‘지금까지 이렇게 잘 해왔어’라고 스스로를 응원하는 편이다”라고 우리 사회의 많은 ‘차정숙’에게 긍정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순간('닥터 차정숙' 흥행)을 만나기 어렵다. 최대한 느끼고 싶어서 아침마다 ‘기분 좋다!’라고 말하면서 일어난다. ‘닥터 차정숙’이 안 끝났으면 좋겠다. 난 자존감이 높지 않고 스스로에게 야박했다. 어느 순간 ‘나한테 너무 박했구나.’라 느껴서 요즘에는 스스로를 응원한다. 40대에 자존감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매일 먹는 영양제처럼 좋은 이야기를 찾아 들었는데 도움이 되더라. 수많은 정숙이들이 자기 자신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주면 좋겠다.”
이런 내적 풍파를 겪으며 ‘인생 선배’로 자리한 그는 배우로서도 “이제는 어떤 장르에도 갇히지 않을 수 있다”라는 말로 그동안의 고민을 짐작케 했다.
엄정화는 “내가 해온 것들이 이제야 조금씩 보인다. ‘나이 때문에 못 한다’ 보다는 내가 하고 싶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더 크게 생각한다. 너무 해내고 싶으니까 꼭 해내야겠다”라며 “새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깊게 오래 잘 하고 싶다. (‘닥터 차정숙’의 흥행 덕분에) 차기작을 희망적으로 기다릴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엄정화’라는 브랜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잘 지내온 것 같다. 이 열정이 식지 않는다면 나는 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이 든 내 모습을 기대하지 못하는 시절도 있었는데 멋있게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 덕분에 내게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배우로서 자기 이야기를 펼치지 못하는 나이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엄정화는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종영 인터뷰에서 “내가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대중들이 나를 보면 ‘엄정화다!’라고 했는데 최근에는 너무 반갑고 친근하게 ‘차정숙~’이라고 한다. 내 인생캐릭터는 ‘차정숙’이다”라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축제 무대에 섰는데 관객들이 나를 ‘차정숙’이라고 부르더라. 30년 동안 일을 했지만, 드라마로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고 사랑받은 적이 없어서 이런 친근한 반응이 새롭다. 가족들도 너무 좋아한다.”
엄정화가 ‘닥터 차정숙’을 선택한 이유는 ‘공감’에 있었다. 그는 “나도 차정숙과 비슷한 세대고, 글을 받자마자 ‘이걸 꼭 해야 해’라는 생각을 했다. ‘100세 시대에 50이면 청춘이지’라는 대사에 정말 공감을 했다”라고 작품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드라마에도 나오지만 현실에서도 나이에 갇히거나 나이 때문에 받는 타박이 있지 않나. 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촬영장에서 나는 괜찮은데 주변에서 ‘너무 피곤하시겠다’ ‘좀 쉬었다 가자’라고 배려를 한다. 난 그 누구보다도 체력이 좋은데…”라고 일화를 덧붙였다.
“작품이 공개되기 전에는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촬영할 때만해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줄지 몰랐고 두려운 마음으로 공개를 기다렸다. ‘차정숙’이 잘 안 되면 모든 게 다 내 탓이라는 그런 중압감이 있었다. 물론 작품 자체는 따뜻하고 재미있어서 자신 있었다. 기대하면서도 두려웠었다.”
또 “차정숙이 앞으로 나아가는 선택을 했을 때, 공감했고 힘을 얻었다”는 엄정화는 드라마 결말에도 만족했다.
그는 “누구의 사람이 아닌 혼자 선 차정숙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시청자들도 정숙이를 응원해줘서 행복했다”라며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느낀 게, 옛날이었다면 서인호(김병철 분)와 로이킴(민우혁 분) 중 누구를 선택해야했을 텐데 지금은 시청자들도 차정숙의 이혼을 바라며 응원하더라”라고 말했다.
간이식을 받는 위기에 처한 차정숙처럼, 엄정화도 40세에 갑상선 수술을 했다. 많이 외로웠고,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목소리부터 많은 부분이 힘든 시기였다. 막막했고 혼자 많이 울기도 했다. 그런데 누구나 비슷한 시기가 오지 않나. (나쁜 기운에) 잠식되지 말고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도록 마음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스스로에게 좋은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더라.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열망이 있어서 이겨낼 수 있었다.”
특히 “요즘 행복지수가 100% 중 99.9%”라며 “나이가 들 때마다 불안하긴 하다. 또 기사에 내 나이가 언급되면 ‘내 나이가 우스꽝스러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내 나이가 자랑스러워’ ‘이 나이에도 이렇게 할 수 있어’ ‘지금까지 이렇게 잘 해왔어’라고 스스로를 응원하는 편이다”라고 우리 사회의 많은 ‘차정숙’에게 긍정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순간('닥터 차정숙' 흥행)을 만나기 어렵다. 최대한 느끼고 싶어서 아침마다 ‘기분 좋다!’라고 말하면서 일어난다. ‘닥터 차정숙’이 안 끝났으면 좋겠다. 난 자존감이 높지 않고 스스로에게 야박했다. 어느 순간 ‘나한테 너무 박했구나.’라 느껴서 요즘에는 스스로를 응원한다. 40대에 자존감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매일 먹는 영양제처럼 좋은 이야기를 찾아 들었는데 도움이 되더라. 수많은 정숙이들이 자기 자신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주면 좋겠다.”
이런 내적 풍파를 겪으며 ‘인생 선배’로 자리한 그는 배우로서도 “이제는 어떤 장르에도 갇히지 않을 수 있다”라는 말로 그동안의 고민을 짐작케 했다.
엄정화는 “내가 해온 것들이 이제야 조금씩 보인다. ‘나이 때문에 못 한다’ 보다는 내가 하고 싶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더 크게 생각한다. 너무 해내고 싶으니까 꼭 해내야겠다”라며 “새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깊게 오래 잘 하고 싶다. (‘닥터 차정숙’의 흥행 덕분에) 차기작을 희망적으로 기다릴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엄정화’라는 브랜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잘 지내온 것 같다. 이 열정이 식지 않는다면 나는 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이 든 내 모습을 기대하지 못하는 시절도 있었는데 멋있게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 덕분에 내게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배우로서 자기 이야기를 펼치지 못하는 나이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