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D.P’는 내 인생작…남성 팬 늘어 뿌듯해” [인터뷰]

입력 2023-08-1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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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은 ‘인생작’으로 ‘D.P.’를 꼽으면서 “덕분에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대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드라마 촬영 내내 군대 시절 떠올라 긴장
연하남 이미지 싹…인생 변곡점 된 작품
배우 정해인(35)과 손석구(40)는 “군 복무를 2번이나 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2021년 8월에 이어 지난달 28일 시즌2를 선보인 넷플릭스 드라마 ‘D.P.’로 “꿈에서라도 다시 가고 싶지 않았던 군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해 냈다. 군무 이탈 체포조(D.P.) 소속 일병과 헌병대장 보좌관을 각각 연기한 이들은 “(드라마가)변화의 불씨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혼신의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안준호 일병 역 맡은 정해인 “군 문화 변화, 더 많은 관심 필요”

정해인은 2010년 육군 만기 전역했다. 군 복무를 마친 지 10년도 훌쩍 지났지만, 당시 습관은 몸에 그대로 남았다. 그는 “시즌1 첫 촬영 날 하도 긴장해서 극중 이름인 ‘이병 안준호’를 외쳐야 하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이병 정해인’을 외친 게 기억난다”며 웃었다.

“그만큼 생활관을 비롯해 군부대 곳곳이 현실적으로 재현돼 있었어요. 어찌나 괴롭고 긴장되던지. 하하! 드라마를 촬영하는 내내 군대 시절이 자주 떠올랐어요. 이등병 땐 행주나 걸레를 항상 손에 쥐고 있었어요. 사단장 운전병 출신이라 한 번씩 차를 타고 바깥세상 구경 나갔죠. 라디오를 들으며 세상과 연결되는 느낌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그가 선임 구교환과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는 과정을 통해 군대 내 괴롭힘, 만연한 폭력, 차별 등을 조명하면서 드라마는 폭넓은 시청자로부터 공감을 끌어냈다. 인기에 힘입어 예정에 없던 시즌2도 곧바로 제작됐다. 이번 시즌에서 일등병으로 진급한 정해인은 더 이상 ‘방관자’가 되길 거부하고, 조직의 변화를 직접 이끌기 위해 몸을 내던진다.

“군대문화가 점차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윗세대가 ‘요즘 군대 편해졌다’고 해도, 온전한 어른이 아닌 20대 초반으로서는 군 생활이 힘들 수밖에 없어요. 이미 그걸 겪은 어른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부터 바뀌자’고 생각한다면 그것만큼 뿌듯한 일이 없을 거예요.”

캐릭터의 압박감을 드러내고 싶어서 시즌2 촬영 내내 밥도 잘 먹지 않을 만큼 모든 걸 쏟아부었다. 덕분에 ‘D.P.’는 그의 새 인생작이 됐다.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MBC ‘봄밤’ 등으로 고착됐던 ‘연하남’ 이미지도 지웠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남성분들이 ‘드라마 잘 봤어요’하고 인사해주면 정말 기뻐요. 시즌1 이후 다양한 장르의 대본도 받고 있고요. 많은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정해인을 데리고 이런 것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니 배우로서 감사하죠. 인생의 변곡점을 맞은 기분이에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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