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고현정 “외모 덕 봤지만…나도 ‘예쁜 사람’에 밀려”(종합)[DA:인터뷰]

입력 2023-08-24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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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현정이 오랜 만에 작품을 통해 돌아왔다. 1역 3인이라는 쉽지 않은 도전, 여기에 흙과 피를 얼굴에 칠해야 했던 분장까지 서슴지 않았던 고현정의 선택에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고현정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인터뷰를 통해 기자들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고현정은 ‘마스크걸’ 공개 이후 뜨거운 반응에 대해 “실감을 잘 못하겠다. 주위의 지인들이 연락을 해줘서 ‘진짜 그런가’ 하고 있다. 이 작품의 퍼즐의 한 조각처럼 참여했다. 작품이 인기가 많고, 해외에서의 반응은 난생 처음이라 ‘진짠가’ 하면서 재밌어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개인적인 만족감을 묻는 질문에 고현정은 “개인적인 만족은 좋다. 촬영할 때 배려도 많이 받았다. 이런 작품도 내가 하게 되는구나 생각했다. 작품이 나오기 전에도 만족도가 좋았고, 나온 뒤에는 화제가 되는 것 같아서 현장이 좋으면 결과물이 좋구나 싶어서 만족감이 높다”라고 답했다.


이번 작품에서 흙칠, 피칠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말한 감독의 이야기에 대해 고현정은 “분장하는 걸 좋아한다. 분장은 연기를 절대적으로 도와준다. 분장을 많이 하면 도움을 많이 받는 거라 더 해달라고 했다. 좋았다”라고 말했다.

처음 ‘마스크걸’을 제안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또 이한별, 나나와 함께 한 인물을 표현함에 있어서 부담감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고현정은 “전체적으로 시나리오가 무리한 부분이 없이 잘 읽혔다. 마지막 엔딩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장르물을 하자고 한 게 너무 기쁘기도 했다. 잘 기회가 오지 않는 구성이지 않나, 3명이서 한 사람을 연기하다는 게 반가워서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외모를 가진 김모미를 연기함에 있어서 고민이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고현정은 “요즘은 초등학교 때 사진, 20대, 50대 사진이 다 다른 사람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 외모지상주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외모에 빠져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외모 때문에 마스크를 쓰게 된다. 그 사람이 얼굴을 수술을 통해 다른 사람이 돼보고 싶어 해서 다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고민하지 않았다”라고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극중 김모미(고현정 분)와 김경자(염혜란 분)가 싸우는 장면에서 딸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고현정은 “말해야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주오남을 좋아하지 않지 않았을까.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외모가 출중한 사람에 부합되지 않은 인물이다. 또 나누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모미 상태로만 봤을 때는 근원이나 누구의 아이라는 걸 김경자에게 이야기한다고 해서, 모미를 다르게 생각하는 건 머릿속에 없었을 것 같다. (그래서) 말할 이유가 없는 거다. 그리고 주오남의 아이인지 어떻게 알겠나. 하지만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는 것에 집중하지 마시고 가장 확실한 건 모미의 딸이라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고현정의 외모는 자타공인, 누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런 고현정은 극중 김모미를 이해했을까. 고현정은 “(이해가) 된다. 팩트로 드러난 사실은, 나는 1등을 한 사실은 없다. 하지만 외모 덕은 봤다. 그러나 외모 덕만 있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부단히 채우려고 노력한 편이다. (모미가) 이해가 된다. 나도 나보다 더 예쁜 사람에게 치여도 보고, 밀려도 봤다. 한때 주체 못하는 살 때문에 직접적으로 느끼기도 했다”라며 “배우가 아닌데 배우의 사정을 알 수 없듯, 나도 알고 느끼겠지만 그거 때문에 삶에 지장을 받거나 심각한 경험을 한 분들이 느낄 법한 디테일까지는 모를 수 있다”라고 솔직하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고현정은 ‘마스크걸’에서 함께 모미를 연기한 다른 배우인 이한별, 나나의 연기를 보고 어땠냐고 묻자 “내가 가장 마지막에 촬영을 했다. 앞부분을 보여주고 싶어 하셨는데 보지 않고 촬영을 했다. 이후에 붙여서 봤는데 ‘볼걸 그랬나’ 싶더라. 이한별 씨는 첫 데뷔작이고 어려운 연기인데 오버페이스 없이 관록 있는 배우가 분장을 받고 하는 것처럼 침착하게 잘했다. 제작발표회에도 말하는 걸 보면 내공 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또 나나에 대해서는 “나나 씨는 모모로 예열을 해서 차에서 내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인사성이 밝은 배우는 오랜만이었다. 인사할 때마다 도움을 받았다. 나나의 상태 때문에. 연기를 보니 역시 잘하더라. 어쩜 그렇게 세련되게 잘하는지. 또 신파적인 게 없어서 좋았다. 고마웠다. 그래서 반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극중 주오남(안재홍 분)과 그의 엄마인 김경자에 대해 고현정은 “염혜란 씨는 말할 것도 없고 안재홍 씨는 깜짝 놀랐다. ‘왜 이러지’ 싶었다. 나도 특수 분장을 받아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 ‘아이시떼루’라고 말하는 고백 장면은 보다가 그 부분을 멈추고 한참을 웃고 봤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현정은 이번 작품의 출연과 이후의 활동 방향에 관련해서는 “다방면에서 장르물을 개인적으로 많이 보고 좋아한다. 또 밝은 것도 많이 하고 싶다. 쓰임이 다양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너무 너무 기뻤다. 항상 내가 끌고 가고, 안 되면 내 탓이라 부담스럽기도 했었다. 나도 도움을 받고, 일원이 돼서 함께 해냈다는 기쁨을 맛본 작품을 많이 해보고 싶다. 그런 면에서 (‘마스크걸’)은 기뻤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현정은 배우로서의 갖고 있는 신념에 대해 묻는 질문에 “평상시에 늘 생각한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이제는 연기가 뗄 수 없는 부분이 된 것 같다. 배우로서 갖는 신념은 내가 살고 있는 시대를 정확히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지 잘 파악하고 있어야한다. 그게 내 신념이다. 어떤 방법으로도 어떤 세상에, 어떤 시대에 어떤 것을 관통하며 살고 있는지가 나의 신념이다”라고 답했다.
한편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에 얽힌 이후 몰라보게 달라진 외모를 갖게 된 김모미를 나나가, 시간이 흐른 뒤 또 다른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중년의 김모미를 고현정이 연기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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