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승호가 ‘거래’의 출연을 결심한 이유와 캐릭터를 만들어나간 과정을 전했다.
유승호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포스트 타워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거래’ 첫 인터뷰에서 24개에 달하는 매체가 몰리자 깜짝 놀라며 “아른 아침에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 성실히 질문에 답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거래’는 우발적으로 친구를 납치한 두 청년의 100억 납치 스릴러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다. 유승호는 “감독님이 이런 작품을 제안해주신 것에 놀랐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고 스릴러에도 흥미가 있었지만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도 잘 알고 있어서 이미지를 변화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며 “준성이라는 인물 자체가 정직함과 착함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다른 캐릭터는 아니긴 했지만 그동안 해온 작품들을 보면 진중하고 정직한 역할들을 주로 해온 것 같다. 멜로도 주를 이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대본을 주셔서 읽어봤는데 주제가 굉장히 흥미로웠고 재밌었다. 빠른 시간에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유승호는 ‘거래’에서 100억 납치극의 중심인 ‘준성’ 역을 맡아 삶의 벼랑 끝에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으로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되는 청춘을 연기했다. ‘준성’은 군대에서 전역 후 새 인생을 다짐하는 동시에, 우발적인 납치극에 휘말리면서 격한 감정 변화와 고뇌를 겪게 되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이정곤 감독은 왜 유승호에게 ‘거래’를 제안했을까. 유승호는 “감독님이 까까머리를 짧은 머리를 보고 싶다고 하셨다”면서 “준성이가 재효(김동휘)와는 같은 납치범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선과 악을 나눠서 담당했다. 악은 재효가 선은 준성이 담당했다.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도덕적인 선을 지키려고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승호는 ‘까까머리’ 설정에 대해 좀 더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머리를 더 짧게 하고 싶다고 한 건 내 의견도 있었다. 배우의 감정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비춰지는 모습이 흥미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준성과 재효가 둘이 가만히 앉아 있을 땐 허술해 보이는 범인들의 모습이 외적인 부분으로도 재밌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깎아 볼까 이야기하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머리를 손질하지 않아도 되니까 너무 편했다”고 털어놨다.
‘집으로’(2002) 이후 오랜만에 까까머리를 선보인 유승호. 그는 인터뷰에서 ‘집으로’가 언급되자 “‘집으로’가 워낙 흥행했고 이슈도 된 작품이라 아직까지 ‘집으로’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스무 살 때는 그런 모습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그 이야기를 들으면 피했던 것도 있다. 요즘 보면 나의 소중한 작품이었고, 가끔 보다 보면 나도 보면서 너무 귀엽다고 말할 정도로 예쁘고 소중한 작품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이야기하는 게 좋기도 하더라”면서 “스스로 성숙해지려고 아직 노력하는 것 같다. 어릴 때는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했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을 때도 있었다. 지금은 생각을 비우고 당장의 작품과 역할에 집중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정변의 아이콘’ 수식어에 대해서는 “옛날에는 그런 부분이 어색하고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지금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수식어를 빨리 만들어야겠다.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뉘앙스의 수식어였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거래’는 8부작으로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2회차씩 웨이브에서 공개된다. 오는 27일 마지막 7회와 8회가 공개될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