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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현대인에게 동반자처럼 자리 잡은 ‘마음의 병’. 과거에 비하면 정신과에서 상담 받는 것을 이질적으로 느끼진 않지만, 여전히 남들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꼭 무거워야만 할까? 꼭 마음의 병은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숨겨야 할’ 부분인 걸까.
내과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은 어느 날 정신과로 근무지를 변경한다. 그곳에서 다은은 다양한 ‘마음의 병’이 있는 환자들을 마주한다. 우울증, 공황장애, 망상 등 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과 만나며 다은은 그들이 어떻게 병을 얻게 되었는지 병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병동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펼쳐내지만, 그 공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라온 환경에서 느끼게 된 결핍, 직장생활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 누군가로부터 당한 배신으로 생긴 망상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우리와 먼 곳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공황장애, 망상 등 직접 겪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병에 대한 이야기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극 중 공황장애를 가진 캐릭터가 겪는 고통을 직접 보는 이들도 느끼는 듯하게 연출하며 몰입을 높인다.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이미지를 주는 배우 박보영, 이정은이 간호사로 분한다. 박보영은 실제 이미지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장 잘 발현한 캐릭터란 생각이 들 정도. 거기에 이정은이 박보영과 더불어 수간호사로 정신병동을 따뜻하게 감싸며 따뜻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또 연우진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 작품에서의 캐릭터는 그의 필모 중에서도 눈여겨볼 법하다. 장동윤 또한 그동안 보여준 이미지와는 다른 상반된 모습을 선사하며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현대인들이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런 부분을 너무 현실적이지 않게 그리고 동화같이 연출했다는 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해 보인다.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가볍게 풀어냈다는 점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인물 간의 러브라인이 다소 엉뚱하게 다가온다는 점은 아쉽다. 총 12부작 중 4부작이 공개됐으니 나머지 8부에서 어떤 이야기를 펼치게 될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3일 공개.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