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얼마나 많은 작품에서 엄마 역할로 등장했는지 세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배우 김해숙은 영화 ‘3일의 휴가’를 통해 그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했던 ‘엄마’로 분했다. 이번에는 배우 신민아를 딸로 만나 새로운 모녀 케미를 보여줄 예정. ‘3일의 휴가’를 통해 김해숙은 관객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해숙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3일의 휴가’ 인터뷰를 진행해 기자들과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김해숙은 ‘3일의 휴가’를 본 소감에 대해 “(영화) 전체를 본 건 처음이었다. 그랬는데 나도 엄청 울었는데, 옆에서 배우들도 엄청 울었다. 강기영 씨가 그렇게 울 줄 몰랐다. 배우들도 많이 울었다”라고 운을 뗐다.
처음 ‘3일의 휴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어떤 이유로 작품을 선택했는지 묻자 김해숙은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엄마 역할은 많이 해왔지만, 영혼으로 딸과 같이 못 했던 이야기를 나누는 시나리오는 처음이었다. 이 시나리오에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집밥으로 찾아간다. 모든 자식이 집밥에 대한 게 있지 않나. 나도 지금도 그렇다. 엄마의 사랑을 집밥으로 해석해서 풀어나갔더라. 또 모든 엄마의 마음을 자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많은 영화를 했었지만 ‘3일의 휴가’는 특별한 시나리오라서 주저 없이 선택을 했다”라고 답했다.
그럼 김해숙은 ‘엄마’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김해숙은 “이 세상의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자식을 위해 태어나있는,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자식 때문에 희생하지 않겠다고 하던데, 낳아보라고 했다. 그건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과거를 회상해 봤을 때 김해숙이 엄마에게 가장 후회되는 일은 어떤 것일까. 김해숙은 “모든 게 후회된다. 그때는 다 몰랐다. 엄마 연세가 되고, 내가 그 나이가 됐을 때 내 딸이 그 나이다. 돌릴 수 있다면 모든 걸 다 돌려서 엄마한테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해숙은 “홀어머니에 무남독녀였다. ‘3일의 휴가’와 비슷했다. 그 당시에는 좋은 대학을 가는 게 성공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3수를 했는데 떨어졌다. 미안해서 뒤에서 쫓아갔던 기억이 난다. 엄마가 우시거나 야단을 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때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하셨다. 용산에 지금은 사라진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와서 엄마가 ‘걱정하지 마. 엄마 화 안 났어’라고 한마디 하셨던 게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해 눈길을 끌었다.
김해숙이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의 반응이 어땠는지 묻자 “내가 배우가 되겠다는 건 갑자기 였다. 덕수궁을 가다가 모집을 해서 원서를 넣고 하겠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관심이 없으셨다.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근데 마지막 면접까지 올라가니까 나도, 엄마도 놀랐다. 그때 옷 한 벌을 해주셨는데 그 옷을 입고 합격을 했다”라고 과거를 떠올렸다.
실제 김해숙 배우는 어떤 엄마일까. 김해숙은 “어머님이 엄하게 나를 키우셨다. 그래서 나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워낙 어릴 때 애들을 떼어놓고 내 생활을 하다 보니 엄마로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은 다 잘하고 자식을 지키고 있어서 항상 모자란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해숙은 이번에 딸에게 영화를 봐달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김해숙은 “내 영화는 한 번도 안 봤는데, 이번에는 꼭 봤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요새 너무 자극적이고 화려하고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가 없다. 가족끼리의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이별은 순서 없이 오는 거니까 나중에 소용없으니 옆에 있을 때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하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이 영화가 잠깐이지만 보시면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공감을 하시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내 자식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내가 제일 후회했던 게 부모에게 못했던 마음에 대한 고통이 컸다. ‘효도하세요’라는 마음을 가지라고 보라고 했다. (딸이) 이번에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해숙 배우는 실제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연기에 임했냐는 질문에 “제목만 들어도 이건 슬플 거라고 생각한다. 슬플 수밖에 없다는 선입견을 깨부수고 싶었다. 복자가 교수가 된 딸을 보고 싶은 시점부터 어떻게 연기를 해야겠다는 걸 잡았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가 이 상황이 됐으면 이렇게 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했다. (그래서) 초반에 슬플 거라고 생각했지만 화도 내고, 욕도 하고 그랬다”라고 답했다.
김해숙은 극 중 귀신 역할로, 신민아가 안 보인다는 설정으로 촬영을 진행해야 했던 비하인드를 언급하며 “안 보이는 척을 해야 하니 서로 많이 웃었다. 그리고 또 너무 슬펐다. 슬픔과 웃음을 참으면서 담백하게 가려고 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아닌 관객들이 각자 느끼게끔 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감정을 누르려고 했던 게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김해숙은 신민아와의 모녀 호흡에 대해 “민아는 내가 옛날부터 좋아했다. 근데 딸이 됐다고 해서 정말 좋아했다. 또 작품이 연결을 해줬다. 이 작품이 보통의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고, 이건 엄마와 이별한 후의 엄마와의 만남이기 때문에 보통 서사와는 달랐다. 너무나 공감이 갔다. 서로 똑같이 공감이 가서 빠져들어서, 더 감정을 느꼈다. 영화를 보니까 모녀의 눈빛이 나오더라. 내 딸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3일의 휴가’는 감동적인 영화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현장에서 느낀 배우 신민아의 매력과 관련해 “민아 씨는 말도 잘 안 하고 다가가기 힘든 배우다. 말수도 별로 없다. 근데 연기에 대한 열정이 엄청 크더라. 그 조용한 이야기가 그 속에 용광로가 있다. 하다 보니 나와 비슷한 점도 많고 성격도 비슷했다. 서로 이야기하다보면 비슷한 면이 많았다. 색깔로 치면 무채색 같은데 굉장히 좋은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의외로 털털하고 사람에게 무심한 것 같지만 따뜻하고 속이 깊은 아이다”라고 말해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올해 ‘악귀’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더니 또 ‘힘쎈여자 강남순’에서는 코믹한 이미지까지 매 작품마다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는 김해숙은 “나도 나이든 배우지만 배우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배우의 열정이 남아있는 사람이니까, 배우로서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열망이 있다. 운 좋게 다양한 역할이 들어왔고, 저는 솔직히 연기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살아있다고 느낄 때가 현장에 있을 때다. 그리고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 현장을 오래 지키고 싶으면 나도 노력을 해야 한다. 노력은 두 글자지만 굉장히 어렵다. 노하우라기보다 전작의 나는 없어야한다. 인간이 변신을 하면 얼마큼 할 수 있겠나. 되도록 비슷한 역할도 같지 않게 하려고 한다. 일단 굉장히 캐릭터가 오면 연구를 많이 한다. 근데 그 과정이 고통스럽다. 쉽게 갈 수 있는데 그 과정이 어렵더라. ‘악귀’같은 경우에도 특수 분장을 해서 모습을 바꾸었고, 되도록 나의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품이 들어올 때도 전과 다른 캐릭터를 선택한다. 근데 내가 참 복이 많다. 이 나이에도 열심히 일해서 이런 이야기를 할 시간이 온다는 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힘쎈여자 강남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도 깜짝 놀랐다. 다중인격자인가 싶다”라며 “‘힘쎈여자 강남순’도 왜 선택을 했냐면, 외국 드라마에는 할머니 히어로물이 몇 개 있더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할머니 히어로가 나온 것 같고, 굉장히 성격이 재밌다. 그 나이에도 사랑에 대한 열정이 있는 모든 것들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전혀 다른 나의 모습, 그리고 재밌는 캐릭터다. 나도 코미디를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신선한 매력이 있었다. 잘 돼서 너무 좋다. 촬영하면서는 많이 부끄러워했다. 촬영이 끝나면 도망을 가기도 했다. 노년의 사랑을 자극적으로 그린 게 없었지 않았나. 노골적이라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근데 그걸 다행히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해숙은 ‘국민엄마’에 대한 수식어에 대해 “가장 두렵고 책임감이 느껴지지만 가장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그리고 항상 어렵다. 모든 세상에 엄마들을 다 표현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라고 말하며 “아직도 내 안에는 뭐가 있는지 모른다. 무슨 역할을 하고 싶냐면 ‘조직의 보스’가 하고 싶다고 했다. 여자 보스를 한 번 해보고 싶고, 액션도 제대로 된걸 해보고 싶다. 아직도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다”라고 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 분)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 분)의 힐링 판타지.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김해숙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3일의 휴가’ 인터뷰를 진행해 기자들과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김해숙은 ‘3일의 휴가’를 본 소감에 대해 “(영화) 전체를 본 건 처음이었다. 그랬는데 나도 엄청 울었는데, 옆에서 배우들도 엄청 울었다. 강기영 씨가 그렇게 울 줄 몰랐다. 배우들도 많이 울었다”라고 운을 뗐다.
처음 ‘3일의 휴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어떤 이유로 작품을 선택했는지 묻자 김해숙은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엄마 역할은 많이 해왔지만, 영혼으로 딸과 같이 못 했던 이야기를 나누는 시나리오는 처음이었다. 이 시나리오에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집밥으로 찾아간다. 모든 자식이 집밥에 대한 게 있지 않나. 나도 지금도 그렇다. 엄마의 사랑을 집밥으로 해석해서 풀어나갔더라. 또 모든 엄마의 마음을 자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많은 영화를 했었지만 ‘3일의 휴가’는 특별한 시나리오라서 주저 없이 선택을 했다”라고 답했다.
그럼 김해숙은 ‘엄마’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김해숙은 “이 세상의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자식을 위해 태어나있는,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자식 때문에 희생하지 않겠다고 하던데, 낳아보라고 했다. 그건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과거를 회상해 봤을 때 김해숙이 엄마에게 가장 후회되는 일은 어떤 것일까. 김해숙은 “모든 게 후회된다. 그때는 다 몰랐다. 엄마 연세가 되고, 내가 그 나이가 됐을 때 내 딸이 그 나이다. 돌릴 수 있다면 모든 걸 다 돌려서 엄마한테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해숙은 “홀어머니에 무남독녀였다. ‘3일의 휴가’와 비슷했다. 그 당시에는 좋은 대학을 가는 게 성공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3수를 했는데 떨어졌다. 미안해서 뒤에서 쫓아갔던 기억이 난다. 엄마가 우시거나 야단을 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때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하셨다. 용산에 지금은 사라진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와서 엄마가 ‘걱정하지 마. 엄마 화 안 났어’라고 한마디 하셨던 게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해 눈길을 끌었다.
김해숙이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의 반응이 어땠는지 묻자 “내가 배우가 되겠다는 건 갑자기 였다. 덕수궁을 가다가 모집을 해서 원서를 넣고 하겠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관심이 없으셨다.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근데 마지막 면접까지 올라가니까 나도, 엄마도 놀랐다. 그때 옷 한 벌을 해주셨는데 그 옷을 입고 합격을 했다”라고 과거를 떠올렸다.
실제 김해숙 배우는 어떤 엄마일까. 김해숙은 “어머님이 엄하게 나를 키우셨다. 그래서 나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워낙 어릴 때 애들을 떼어놓고 내 생활을 하다 보니 엄마로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은 다 잘하고 자식을 지키고 있어서 항상 모자란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해숙은 이번에 딸에게 영화를 봐달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김해숙은 “내 영화는 한 번도 안 봤는데, 이번에는 꼭 봤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요새 너무 자극적이고 화려하고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가 없다. 가족끼리의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이별은 순서 없이 오는 거니까 나중에 소용없으니 옆에 있을 때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하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이 영화가 잠깐이지만 보시면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공감을 하시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내 자식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내가 제일 후회했던 게 부모에게 못했던 마음에 대한 고통이 컸다. ‘효도하세요’라는 마음을 가지라고 보라고 했다. (딸이) 이번에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해숙 배우는 실제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연기에 임했냐는 질문에 “제목만 들어도 이건 슬플 거라고 생각한다. 슬플 수밖에 없다는 선입견을 깨부수고 싶었다. 복자가 교수가 된 딸을 보고 싶은 시점부터 어떻게 연기를 해야겠다는 걸 잡았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가 이 상황이 됐으면 이렇게 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했다. (그래서) 초반에 슬플 거라고 생각했지만 화도 내고, 욕도 하고 그랬다”라고 답했다.
김해숙은 극 중 귀신 역할로, 신민아가 안 보인다는 설정으로 촬영을 진행해야 했던 비하인드를 언급하며 “안 보이는 척을 해야 하니 서로 많이 웃었다. 그리고 또 너무 슬펐다. 슬픔과 웃음을 참으면서 담백하게 가려고 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아닌 관객들이 각자 느끼게끔 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감정을 누르려고 했던 게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김해숙은 신민아와의 모녀 호흡에 대해 “민아는 내가 옛날부터 좋아했다. 근데 딸이 됐다고 해서 정말 좋아했다. 또 작품이 연결을 해줬다. 이 작품이 보통의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고, 이건 엄마와 이별한 후의 엄마와의 만남이기 때문에 보통 서사와는 달랐다. 너무나 공감이 갔다. 서로 똑같이 공감이 가서 빠져들어서, 더 감정을 느꼈다. 영화를 보니까 모녀의 눈빛이 나오더라. 내 딸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3일의 휴가’는 감동적인 영화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현장에서 느낀 배우 신민아의 매력과 관련해 “민아 씨는 말도 잘 안 하고 다가가기 힘든 배우다. 말수도 별로 없다. 근데 연기에 대한 열정이 엄청 크더라. 그 조용한 이야기가 그 속에 용광로가 있다. 하다 보니 나와 비슷한 점도 많고 성격도 비슷했다. 서로 이야기하다보면 비슷한 면이 많았다. 색깔로 치면 무채색 같은데 굉장히 좋은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의외로 털털하고 사람에게 무심한 것 같지만 따뜻하고 속이 깊은 아이다”라고 말해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올해 ‘악귀’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더니 또 ‘힘쎈여자 강남순’에서는 코믹한 이미지까지 매 작품마다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는 김해숙은 “나도 나이든 배우지만 배우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배우의 열정이 남아있는 사람이니까, 배우로서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열망이 있다. 운 좋게 다양한 역할이 들어왔고, 저는 솔직히 연기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살아있다고 느낄 때가 현장에 있을 때다. 그리고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 현장을 오래 지키고 싶으면 나도 노력을 해야 한다. 노력은 두 글자지만 굉장히 어렵다. 노하우라기보다 전작의 나는 없어야한다. 인간이 변신을 하면 얼마큼 할 수 있겠나. 되도록 비슷한 역할도 같지 않게 하려고 한다. 일단 굉장히 캐릭터가 오면 연구를 많이 한다. 근데 그 과정이 고통스럽다. 쉽게 갈 수 있는데 그 과정이 어렵더라. ‘악귀’같은 경우에도 특수 분장을 해서 모습을 바꾸었고, 되도록 나의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품이 들어올 때도 전과 다른 캐릭터를 선택한다. 근데 내가 참 복이 많다. 이 나이에도 열심히 일해서 이런 이야기를 할 시간이 온다는 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힘쎈여자 강남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도 깜짝 놀랐다. 다중인격자인가 싶다”라며 “‘힘쎈여자 강남순’도 왜 선택을 했냐면, 외국 드라마에는 할머니 히어로물이 몇 개 있더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할머니 히어로가 나온 것 같고, 굉장히 성격이 재밌다. 그 나이에도 사랑에 대한 열정이 있는 모든 것들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전혀 다른 나의 모습, 그리고 재밌는 캐릭터다. 나도 코미디를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신선한 매력이 있었다. 잘 돼서 너무 좋다. 촬영하면서는 많이 부끄러워했다. 촬영이 끝나면 도망을 가기도 했다. 노년의 사랑을 자극적으로 그린 게 없었지 않았나. 노골적이라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근데 그걸 다행히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해숙은 ‘국민엄마’에 대한 수식어에 대해 “가장 두렵고 책임감이 느껴지지만 가장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그리고 항상 어렵다. 모든 세상에 엄마들을 다 표현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라고 말하며 “아직도 내 안에는 뭐가 있는지 모른다. 무슨 역할을 하고 싶냐면 ‘조직의 보스’가 하고 싶다고 했다. 여자 보스를 한 번 해보고 싶고, 액션도 제대로 된걸 해보고 싶다. 아직도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다”라고 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 분)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 분)의 힐링 판타지.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