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음이 27일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제작발표회에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김민성 기자
이혼소송후 첫 공식무대…‘7인의 부활’ 제작발표회 나선 황정음
고도의 집중력으로 올인
‘김순옥 사단’ 역시 대단
더 악독해진 금라희 기대해 주세요
“연기는 연기이고, 개인사는 저의 몫이죠.”고도의 집중력으로 올인
‘김순옥 사단’ 역시 대단
더 악독해진 금라희 기대해 주세요
배우 황정음(40)이 담담하게 말하며 웃었다. 27일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열린 새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제작발표회 무대에 검은색 슈트를 차려입고 나타난 그의 눈빛은 여유로웠다.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포즈를 취할 때도 밝은 미소가 얼굴에 떠올랐다.
이날 행사는 황정음이 남편인 프로골퍼 이영돈과 파경을 맞은 후 처음으로 나서는 무대였지만, 당당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이혼 심경을 묻는 말에도 “본업인 배우로서 연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힘주어 말했다.
●“동료들에게 피해 갈까 미안”
그는 지난달 자신의 SNS에 남편과의 불화를 암시하는 게시물을 연달아 올리면서 이혼설에 휘말렸다. 파장이 커지자 소속사 와이원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심사숙고 끝에 더 이상 혼인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2016년 결혼한 그는 2020년 9월 이혼 조정 신청을 하며 한 차례 파경 위기를 겪었으나 이듬해 7월 재결합하고 둘째 아들을 품에 안았다. 그러나 3년 후 결국 이혼을 선택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황정음은 남편과의 갈등을 겪는 사이에도 ‘7인의 부활’ 촬영에 몰두했다. 고생 끝에 완성한 드라마를 29일 마침내 선보인다. 드라마는 지난해 11월 종영한 ‘7인의 탈출’의 시즌2로, 성공을 위해 친딸도 버린 비정한 매니지먼트회사 대표 역을 맡아 다른 7명의 악인들과 얽히는 이야기를 그린다.
“2022년 9월부터 최근까지 2년 정도를 꼬박 촬영하며 드라마에 온 열정을 쏟아 부었어요. 그런 드라마를 공개하기 전에 개인적인 일로 인해 우리 동료들, 제작진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하지만 배우는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걸 접고 연기를 해야 하는 직업이죠. 저 또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연기와 제 상황을 분리해 생각했어요.”
이혼을 간접적으로 언급할 땐 잠시 표정이 굳어졌지만, 그는 곧 “본업에 열심히 집중해서 무사히 촬영을 끝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악인들의 컴백 배우 이준, 엄기준, 황정음, 이유비, 신은경, 조윤희, 윤종훈, 이정신(왼쪽부터)이 27일 열린 ‘7인의 부활’
제작발표회에서 전 시즌인 ‘7인의 탈출’을 넘어서는 재미를 자신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날 바꿔준 두 아들 고마워”
시즌1에 이어 이번에도 극중 악독한 행동들을 일삼는 황정음은 “1년 8개월 동안 소리를 질렀더니 발성이 좋아졌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렇게 강렬한 악역은 처음이어서 참 재미있어요. 시즌1에서는 강한 장군 같은 여성이었다면, 이번에는 이야기에 따라서 다소 달라진 결의 연기를 볼 수 있을 거예요. 복식 호흡도 이전보다 잘하게 돼 시즌2의 연기가 더 편하게 느껴지실 걸요? 하하!”
그는 불륜, 복수 등 자극적인 소재를 스펙터클하게 펼쳐내며 ‘막장대모’로 꼽히는 김순옥 작가의 힘에 감탄했다. 또 “김 작가님과 오래 호흡을 맞춘 신은경 선배, 엄기준 오빠, (윤)종훈이를 보면서 나도 달라졌다”고 돌이켰다.
“‘김순옥 사단’으로 불리는 신은경 선배 등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이렇게나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 있구나’ 싶어 깜짝 놀랐죠. 모든 것을 쏟아내는 동료들에 맞추기 위해 정말 부단히 노력했어요. 그런 만큼 드라마의 시청 포인트가 ‘연기 열정’이라 자부해요.”
딸을 죽음으로 내몬 후 성공을 향해 달리는 금라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는 “아들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금라희에게 다가가기까지 상당히 오래 걸렸어요. 사실 전 아이를 낳기 전과 후로 삶이 완벽히 나뉘거든요. 엄마가 되기 전엔 누구보다 개인주의적인 사람이었어요. 지금은 나도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수 있단 사실을 깨닫게 해준 두 아들에게 감사한 ‘엄마’예요.”
유지혜 스포츠동아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