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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려원은 지난달 30일 종영한 드라마에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일타 국어 강사 서혜진 역을 맡았다. 제작발표회 당시 ‘인생작’을 만들 거라던 그는 “마지막 방송을 보면서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13일 일기장에 ‘안판석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내용을 썼어요. 그런데 정확히 두 달 뒤에 대본을 받은 거예요. 안 감독님 이름을 보자마자 소속사 쪽에 ‘무조건 한다고 해!’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나요. 간절히 원한 기회가 주어졌으니 정말 잘하고 싶었고요. ‘일타스캔들’을 주연한 정경호 씨한테 칠판을 빌려서 죽어라 연습하며 최선을 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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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품을 촬영해도 매일 ‘이렇게 해볼 걸’하는 후회가 남았어요.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속 ‘불안이’ 캐릭터와 꼭 빼닮은 모습이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촬영을 마친 순간 ‘이너프(enough·충분해)!’라고 속으로 외쳤어요. 그런 감정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집에 가자마자 일기에 ‘내 자신의 불안과 걱정에서 졸업하는 작품을 끝마쳤다’고 적어 넣었어요.”
제자에서 동료 강사가 된 위하준의 첫사랑이란 설정 때문에 MBC ‘내 이름은 김삼순’ 등에 이어 다시 한 번 ‘첫사랑 아이콘’이 됐다. 그러나 정작 “수많은 대사 외우느라 첫사랑 감성에 젖을 틈이 없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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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을 지르며 대본을 집어던질 만큼 설렌 ‘연상연하 로맨스’를 그리고 나니 사랑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그는 “사랑 앞에선 심플한 것이 좋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래는 이해심 많은 연상을 만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나이가 많다고 해서 다 어른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죠. 극중 서혜진도 직업적으로는 유능하지만 미완성인 어른이었거든요. 위하준 씨가 연기한 이준호 캐릭터가 단순하고 솔직하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배웠죠. 그걸 보면서 사랑에 있어서는 ‘이게 맞다’는 공식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