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려원 “스스로를 믿지 못한 불안에서 ‘졸업’했죠” [인터뷰]

입력 2024-07-1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블리츠웨이스튜디오

배우 정려원과 위하준은 “tvN 드라마 ‘졸업’의 마지막 촬영 날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겨울 추위로 손발이 꽁꽁 얼었던 1월 말, 안판석 감독의 “컷!” 소리를 듣자마자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펑펑 울어버렸다. “평소엔 작품을 끝낸 후 좀처럼 울지 않는 편이라 머쓱했다”던 이들은 “그만큼 배운 게 많아서였을지도 모르겠다”고 돌이켰다. ‘사교육 1번지’ 대치동의 학원 강사로서 저마다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면서 정려원은 “스스로에 대한 불확신”에서, 위하준은 “나를 옭아맨 연기적 한계”에서 나란히 ‘졸업’했다며 웃었다.

정려원은 지난달 30일 종영한 드라마에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일타 국어 강사 서혜진 역을 맡았다. 제작발표회 당시 ‘인생작’을 만들 거라던 그는 “마지막 방송을 보면서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13일 일기장에 ‘안판석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내용을 썼어요. 그런데 정확히 두 달 뒤에 대본을 받은 거예요. 안 감독님 이름을 보자마자 소속사 쪽에 ‘무조건 한다고 해!’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나요. 간절히 원한 기회가 주어졌으니 정말 잘하고 싶었고요. ‘일타스캔들’을 주연한 정경호 씨한테 칠판을 빌려서 죽어라 연습하며 최선을 다 했죠.”

사진제공|tvN

모든 걸 다 쏟아 부은 덕분에 그는 “스스로를 잘 믿지 못하고, 못 미더워했던 나만의 콤플렉스에서 완벽하게 졸업한 것 같았다”고 돌이켰다.

“어떤 작품을 촬영해도 매일 ‘이렇게 해볼 걸’하는 후회가 남았어요.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속 ‘불안이’ 캐릭터와 꼭 빼닮은 모습이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촬영을 마친 순간 ‘이너프(enough·충분해)!’라고 속으로 외쳤어요. 그런 감정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집에 가자마자 일기에 ‘내 자신의 불안과 걱정에서 졸업하는 작품을 끝마쳤다’고 적어 넣었어요.”

제자에서 동료 강사가 된 위하준의 첫사랑이란 설정 때문에 MBC ‘내 이름은 김삼순’ 등에 이어 다시 한 번 ‘첫사랑 아이콘’이 됐다. 그러나 정작 “수많은 대사 외우느라 첫사랑 감성에 젖을 틈이 없었다”며 웃었다.

사진제공|블리츠웨이스튜디오

“앞서 법정드라마를 주로 했어요. 그래서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그래! 나 이제 전문직 말고 말랑말랑한 멜로 한다!’며 들떠 있었어요. 그런데 웬걸, 4부까지 읽어도 ‘멜로는 어디 있지?’ 싶은 거예요. 대사가 정말 어마어마했죠. 알고 보니 ‘졸업’은 가랑비 같은 멜로였어요. 점점 빗물에 스며들 듯 사랑이 실렸죠. 다른 드라마 공식과는 달라서 반가웠어요.”

비명을 지르며 대본을 집어던질 만큼 설렌 ‘연상연하 로맨스’를 그리고 나니 사랑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그는 “사랑 앞에선 심플한 것이 좋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래는 이해심 많은 연상을 만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나이가 많다고 해서 다 어른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죠. 극중 서혜진도 직업적으로는 유능하지만 미완성인 어른이었거든요. 위하준 씨가 연기한 이준호 캐릭터가 단순하고 솔직하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배웠죠. 그걸 보면서 사랑에 있어서는 ‘이게 맞다’는 공식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