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100년 전 위안부 문제 지속되는 이유는 충분히 공감 못했기 때문”

입력 2024-08-12 14:3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차인표

배우 차인표

위안부 문제를 다룬 소설로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강연을 하고 돌아온 배우 겸 작가 차인표가 14일 아리랑TV 대담프로그램 ‘The Globalists’에 출연한다.

‘작가’ 차인표는 앞서 이미 3권의 책을 출간했는데, 그가 처음 쓴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최근 옥스퍼드 대학교의 필수 도서로 선정됐다.

제작진에 따르면 차인표는 최근 방송 녹화에서 “신혼 시절이었던 1997년, 집에서 TV를 보다가 캄보디아에서 55년 만에 돌아온 위안부 훈 할머니의 입국 장면을 봤다”며 이 장면이 첫 소설을 쓰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차인표는 “16세에 일본군에 끌려갔던 한 소녀가 광복 이후에도 수치심에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다른 많은 소녀들처럼 55년을 캄보디아 정글에서 숨어 살았고, 죽기 전에 집에 돌아가고 싶어 돌아온 것”이라며 “당시 입국장에서 아리랑을 부르던 훈 할머니를 보고 슬픔, 분노, 실망, 굴욕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에 마음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그는 “‘만약 이 소녀들을 빼앗기지 않고 어떻게든 고향에 머물게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차인표가 소설을 완성하는 데 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처음 기획했던 내용에서 방향이 달라졌다. 그는 “처음 줄거리는 강한 호랑이 사냥꾼이 일본군들을 모두 물리치고 복수하는 내용으로 매우 간단했다”며 “50페이지 정도 작성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당시 쓰고 있던 중고 노트북이 고장이 나면서 폭발해 버렸고, 나는 그걸 ‘이렇게는 쓰지 말라’는 계시로 이해했다”고 회상했다.

그 뒤 6년의 공백 기간을 거쳐 다시 소설을 쓰게 됐다. 차인표는 “한동안은 연기에만 집중했는데, 2006년 당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면서 ‘내 아이들에게 고통스러운 위안부 역사를 어떻게 설명할까’를 고민하게 됐고,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차인표 작가는 소설을 집필하는 기간 많은 도움이 되어 주었던 가족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는데, “어머니가 ‘진실이 없는 상상력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라고 조언을 하셔서 소설의 배경이 되는 백두산을 직접 찾아가 보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차인표는 “100년 전 위안부 문제가 아직도 진행 중인 이유는 한 시대의 고통이 충분히 공감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면서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세계 어느 사람이든 함께 모여 위안부의 고통을 충분히 공감한다면 강제된 사과가 아닌 진정한 사과가 나오고, 다음 세대를 위한 진정한 화해가 나올 것”이라고 피력했다.

광복절 특집으로 10분 길게 특별 편성(40분 방송)된 ‘The Globalists’는 2024년 14일 저녁 4시 50분에 만나볼 수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